가전 에너지 효율등급 "속앓이"

올들어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제품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의 일환으로 환경마크제,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제가 속속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가전업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환경마크제도는 지난해 가전제품으로는 처음 냉장고에 적용된데 이어 올해는 세탁기, 에어컨, 가스보일러 등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며 그동안 가전제품중 냉장고와 에어컨에 적용되온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제도 올해는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등으로 속속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해 가전업계의 반응은 한마디로 떨더름 하다. 가뜩이나 내수가 위축되어 있고 채산성마져 극도로 악화된 마당에 환경마크를 획득하고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제에 부응하는 것은 적지않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환경마크는 그동안 절전성능이나 환경오염물질 사용 여부 등 몇가지의 가시적인 조건을 충족시키면 획득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제품의 개발에서 폐기까지의 전과정을 평가하는 LCA(Life Cycle Assessement)기법이 부분적으로 도입되어 가전업체들이 대처해야할 요소는 크게 늘어났다.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제 확대에 대한 대처여부는 더욱 부담스런 일이다. 소비자들이 5등급으로 분류된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마크를 전력요금과 직결시켜 생각하는데다 시행된지 6년째를 맞고 있어 환경마크보다 인지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가전업계의 관계자들은 각종 고효율 등급을 획득하기위해선 설계를 변경하고 고급부품을 사용해야하는데다 각종 테스트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경비와 인력이 소요된다면서 실제 냉장고의 경우 에너지 소비효율 2등급 제품을 1등급으로 높이기위해선 5% 안팎의 원가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가전업계의 딜레마는 이러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할 명분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가전업계의 부담이 크다는 논리가 우리나라의 외화지출요인중 가장 비중이 큰 에너지 수입비용을 줄이고 국제적인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고효율, 친환경적인 제품을 보급해야한다는 논리를 능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가전업체들간에는 환경마크제와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어 향후 가전업계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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