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은 IMF(국제통화기금)시대에 전량 수입하던 품목을 국산화하는 것은 커다란 애국이다. 특히 수출활로를 열어주거나 수출업체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기업이야 말로 IMF 시대에 걸맞는 기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커팅기, 브이 카터, 면취기 등 각종 절단기를 생산하는 신양다이아몬드(대표 김병두)가 바로 이런 기업이다.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에 있는 신양다이아몬드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다이아몬드 절단공구를 국산화, 인쇄회로기판(PCB)과 보드업체에 제공하는 등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이들 장비는 독일기업이 전세계시장의 70% 이상을 석권하고 일부 시장을 일본기업이 차지하는 등 선진국 전문업체의 전유물이었다. 따라서 중소기업인 신양이 이들 제품의 국산화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양이 다이아몬드 절단공구 가공장비 국산화에 나선 것은 단순히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절단공구의 질을 높여야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향상된다는 사명감에서다. 외산장비의 경우 대당 3억∼5억원을 호가하지만 이를 국산화할 경우 1억5천∼2억원 정도에 비슷한 성능의 장비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라 가공 장비를 국내에서 생산하게 되면 절단공구의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고 보급형 가공장비를 개발, 수출하면 수익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고급단추의 구멍을 내주는 가내공업형태로 출범한 신양다이아몬드가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난 94년부터다. 대덕전자, 대덕산업, 두산전자 등 인쇄회로기판 생산업체들이 PCB원판을 절단시 사용하는 절단기를 전량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을뿐 아니라 연간단위로 대량 구매해야 된다는 점에 착안, 이 분야 사업에 착수했다.
국내 절단공구 업체들은 대부분 생산성이 떨어지는 초경물로 만드는 등 기술력에서 일본업체에 밀리고 있을 당시 신양다이아몬드는 공업용 다이아몬드을 가공해 제작한 커팅기를 개발, 외산 제품의 공급가격을 절반 정도로 떨어뜨리는 등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공업용 다이아몬드로 제작한 커팅가공기는 초경물로 만든 제품보다 성능은 2백배 정도 높은 반면 가격은 초경물보다 30배 정도 비싸다.
신양다이아몬드가 일본산 제품에 비해 성능은 우수한데 반해 가격은 저렴한 제품을 속속 개발해 지금은 전자산업체 커팅기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회사는 품질력에 자신감을 가지면서 올 상반기 독일에서 열리는 커팅기 전문 전시회에 자가 브랜드로 참가해 독일시장을 노크, 유럽 및 동남아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일본 커팅기 전문업체인 A사로부터 수출 의뢰가 들어왔으나 일단 국내 물량을 소화한 후에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부터 생산량을 배가시켜 독일과 일본시장에 우선 공급해 품질력을 인정받고 세계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사장은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커팅기시장이 매년 1백∼2백%씩 성장하면서 관련업체들에 대한 기술, 자금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규모면에서 적어 소외시하면서 각종 기술, 시장 정보를 습득하게 애로사항이라고 지적한다.
<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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