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위성방송.케이블TV, "共存의 길 있다"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디지털 위성방송사업 착수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3년전 출범한 케이블TV 및 지상파방송과의 관계정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이콤과 머독의 제휴 발표 이후 디지털위성방송 도입이 결국은 케이블TV를 고사시킬 것이라는 지상파 및 케이블TV PP측의 주장에 대해 최근 일부 학자와 위성방송추진기업들은 상호보완관계를 형성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관련 기업이나 학계, 기관에서도 디지털위성방송과 케이블TV의 관계에 대해 혹자는 과당경쟁을 통한 상호 공멸을 점치는가 하면 또다른 관계자들은 상호보완관계 속에서 상호발전하는 윈-윈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먼저 지상파방송사와 일부 케이블TV 단체들은 디지털위성방송 도입은 결국 과당경쟁을 조장해 상호공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허가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위성방송 출범은 결국 매체경쟁으로 이어져 아직 정착하지 못한 케이블TV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상태에서 디지털위성방송 도입은 전반적인 방송산업 위축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수입원인 광고수입의 급감은 물론 시청자 확보를 둘러싼 케이블TV와 디지털위성방송간의 경쟁은 결국 시청료수입의 축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뉴미디어계열의 학자와 위성방송측은 디지털위성방송은 결국 상호보완관계 형성 및 내로우캐스팅(Narrowcasting) 시장조성 등을 통한 윈윈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위성방송추진협의회를 맡고 있는 디지털조선일보의 이진광 이사는 『일본의 디지털위성방송인 퍼펙TV가 96년10월 본방송을 시작한 이후 일본의 케이블TV 가입자 증가율은 기존 20%대에서 97년들어서는 30%대로 높아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들중 72%가량의 업체는 케이블TV 가입자 확대 이외에도 퍼펙TV 채널의 일부를 SCN(Satellite-Cable Network)방식으로 전송,수입증대란 부수적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영국의 경우도 89년 BSkyB가 위성방송을 시작할때만해도 출범 7년째를 맞은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30만에 불과했으나 BSkyB가 양질의 프로그램을 SO에 제공한 이후 2백만으로 늘어났고 이를 발판으로 SO들은 부가통신서비스에 힘을 쏟게 되었다.

이를 감안한다면 데이콤이든 한국통신이든 디지털위성방송을 추진할 경우 SO들은 최대수혜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또한 뉴미디어계 학자들은 경영악화에 처한 케이블TV PP들에게도 상당한 이익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디지털위성방송 도입에 따라 프로그램 수요가 증가했고 이같은 현상은 프로그램공급사의 증대 및 콘텐츠 인프라를 확충하는 결과를 가져와 결과적으로 프로그램 유통시장 및 케이블TV시장을 활성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방송프로그램을 중심으로한 콘텐츠 인프라가 크게 취약해 디지털위성방송이 출범할 경우 케이블TV PP와 경쟁하는 새로운 PP허가는 제한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오히려 케이블TV PP가 디지털위성방송에 주체로 참여하거나 이미 확보하고 있는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유통시킬 수 밖에 없어 케이블TV PP는 「꿩먹고 알먹는」 유리한 입지를 갖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실제 위성방송추진협의회측은 정부측에 케이블TV PP들의 위성채널 전송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해 놓고 있는 상태다. 이 경우 PP들은 네트워크의 다양화로 누적적자 축소 및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되고 기존에 갖고 있던 프로그램은 위성방송사업자에 유통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가능성 때문에 상당수 케이블TV PP들은 케이블TV PP들의 참여를 전제로 한 디지털위성방송사업 조기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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