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PCS-데이콤, 전략적 제휴 배경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인 한솔PCS와 유선사업자인 데이콤이 지난 2일 전격적인 제휴협정을 체결함에 따라 통신서비스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들 양사의 제휴는 단순히 각자의 「몸집 불리기」나 세력확장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영역과 업무의 벽을 과감히 허무는 「전략적 짝짓기」가 요구된다는 냉엄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상 초유의 무선과 유선의 결합이라는 의미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파급되는 시장판도 변화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PCS의 경우 이미 국내시장은 3개 사업자가 생존투쟁 단계에 돌입해 있다. 한솔과 한통프리텔, LG텔레콤 등이 6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지만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고온 소비위축으로 당초 올해 연말목표인 1백50만∼2백만 가입자 계획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기지국 건설, 단말기 보조금, 서비스 운용비용 등 사업자들이 쏟아 부어야할 자금은 쌓여만 가는데 이를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솔 등이 증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재원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 없이 딸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투자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은 강화하는 「라이벌간 짝짓기」가 불가피한 선택으로 부상했고 이미 한솔과 한통프리텔이 공동망 구축에 합의, 물꼬를 텄다. 이번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유무선 결합이라는 영역파괴를 시도한 것이다.

유선시장 역시 거인 한국통신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콤과 온세통신, 하나로통신 등 후발주자들이 힘겨운 추격전을 전개하고 있다. 데이콤이 비록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꼽히지만 아직은 한국통신과 어깨를 견줄 수준은 못된다. 더구나 경제악화로 최근에는 채산성마저 위협받고 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유선사업자들간에도 최근 하나로와 온세가 무선가입자망(WLL)을 공동 활용키로 하는 등 투자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일정 수준의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한솔과 데이콤이 PCS 재판매에 나선다면 영역파괴상품, 복합상품 등이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데 천리안 사용자가 018에 가입하면 요금을 할인해주는 상품이 나올 수도 있다. 양사가 각각의 유통망과 특징을 최대한 활용한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번 제휴를 두고 『영업권 양도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한솔과 데이콤 양사는 가입자 확대와 수익 증대라는 「누이좋고 매부좋은」 결과를 자신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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