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마크 노플러 "Wag the Dog"

「Wag the Dog」는 올 초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제목이다. 이 영화는 더스틴 호프만, 로버트 드 니로같은 쟁쟁한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흥미를 끌기는 했지만 빅히트작이라 할 만큼 기대작은 아니었다.

영화음악 또한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인들의 큰 주목을 받을 만한 것 같지는 않지만 음악 담당자가 누구였는지를 주목하면 귀가 쫑긋해진다. 70년대 후반, 록계에 등장해 새로운 「기타황제」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마크 노플러가 바로 이 영화의 음악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노플러는 영국 그룹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리더로 79년 「Sultans of Swing」이라는 잊을 수 없는 명곡을 발표해 주가를 올렸으며 80년대 중반에는 「Money For Nothing」이 수록된 앨범 「Brothers in Arms」를 선보여 그래미를 휩쓸기도 했다. 이 음반에 수록된 곡 중 아름다운 선율의 발라드 곡 「Why Wory」은 한국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곡이다.

노플러는 다이어 스트레이츠에 적을 두긴 했지만 과외활동도 활발한 편이었다. 「노팅 힐빌리」라는 컨트리 밴드를 결성해 상업성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가 하면, 영화음악 작곡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록밴드 출신 음악가가 전형적인 영화음악을 만들자 그의 오랜 팬들이 의아해 하기도 했다.

그의 대표적인 영화음악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주제곡 「A Love Idea」는 아직도 국내에서 광고나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 외에 「Local Hero」, 「Cal」, 「Princess Bride」 등과 같은 영화의 유려하고 서정적인 선율은 모두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앨범 「Wag the Dog」은 이전에 그가 만들었던 영화음악들과 멜로디나 장르는 다르지만 역시 노플러답다는 느낌을 준다. 노플러가 직접 부른 「Wag the Dog」은 막걸리라도 한잔 한 듯한 그의 전형적인 목소리가 잘 배어있어 오랜만에 듣는 이들은 반가움이 앞설 듯 하다.

그외의 수록곡들은 모두 연주곡인 데 컨트리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 노플러답게 컨트리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어쿠스틱 기타 선율은 한없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

기타리스트로서의 재주를 자랑하기보다는 듣는 이들의 마음에 착착 감겨들도록 배려한 그 따뜻함이 앨범 전체에 느껴진다.

노플러가 단순히 록밴드 「다이어 레이츠」의 기타리스트 겸 보컬리스트라고 생각했던 이들은 이 앨범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팝컬럼니스트, 박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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