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의 국내 시장 진입과 디지털 위성방송을 비롯한 방송산업 구조개편을 IMF체제상황하에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지난 26일 여의도클럽 주최로 열린 「루퍼트 머독과 새로운 방송환경」 토론회에서는 우리방송계가 직면한 이 두가지 화두에 대해 한바탕 공방전이 벌어져 주목을 끌었다.
우선 박성범 한나라당 의원은 3년전 쏘아올린 무궁화위성 문제부터 풀어야한다며 머독의 진출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남기 한국케이블TV협회 전무도 머독의 진출 및 디지털위성방송의 도입을 케이블TV및 지역민방의 제도정 정착 및 경기회복 이후에 고려해야 한다고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이석우 KBS 정책연구실장은 열악한 시장규모의 문제를 거론하며 디지털 위성방송이 가져올파장을 우려했고,강철호 서울텔레콤 사장은 디지털위성방송의 도입은 매체간 과당경쟁만 야기,결국 공멸만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에 연세대 서정우 교수는 머독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되 장기적으로 외국영상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기위해 국내 방송인프라를 탄탄하게 키울 수 있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중헌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머독의 진출은 80년 언론통폐합 이후 고착화됐던 우리 방송구조를 개혁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결국 시청자들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전제하며문화의 속성이 작용과 반작용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며 머독에 의한 문화적 침탈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80년 이후 외부 자극이 없이 현실에 안주했던 우리방송이 가져온 영상산업의 현실은 너무도 취약하다며 이제 외부자극이라도 동원해서 내부 역량을키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광 위성방송추진협회 회장도 디지털위성방송으로 14조원 규모의 시장이 생기고 10만명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케이블TV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윈-윈 모델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조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이러한 논의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방송산업의 본질적논쟁은 머독의 진출이 아니라 경쟁확대 및 규제완화와 연결돼야 한다고 전제하며 『경쟁체제를도입하자는데 반대하는 세력은 늘 기득권층이었고 경쟁체제를 도입한 결과는 모두에 대한 이익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머독의 논의에서 제기되고 있는 규제 문제에 대해 『일시적 규제라 할지라도 규제는 항상 시장의 왜곡만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설명하며 위성방송 시작을 막아 기존 사업자의 이익을 보전해 주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방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신범수 한국아이알컨설팅 이사는 디지털 위성방송은 컨텐트업체,하드웨어업체가 공존하는 시장이라고 전제하며 특히 우리의 경우는 이를 활용해 취약한 소프트웨어부문의 가치창출을 유도할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논쟁을 제기했던 DSM 최영호 이사는 디지털위성방송을 「브로드캐스팅」이 아닌 「내로우캐스팅」으로 보아줄 것을 역설하며 머독의 진출이 국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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