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제품 주춤한 틈타 국산가전 입지 확대

국내 가전업체들이 그동안 외산제품이 강세를 보였던 내수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동양매직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지난해말 이후 급격하게 치솟은 환율로 인해 외산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신규공급물량이 현저하게 줄어든 상황을 활용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동양매직, 린나이코리아 등은 그동안 미국 및 유럽산 제품을 중심으로 고가 수입제품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초대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가스오븐레인지시장에서 전세를 역전시키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 아래 제품다양화와 함께 외산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애프터서비스를 대폭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수입품이 단기간에 가격경쟁력을 상실하자 수입가전제품의 반입이 격감한데다 한샘, 에넥스, 동양토탈 등 붙박이형 주방가전제품을 구색상품으로 취급하는 시스템키친업체들도 외산품 대신 국산품의 조달 비중을 대폭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방가전업체들은 1백만원대 이상의 고가제품에서부터 40∼50만원대의 저가 보급형에 이르기까지 기능과 디자인, 가격대를 차별화한 다양한 제품들을 확대하고 있고 시스템키친업체들과 더불어 국산 주방가전제품 전용 시스템키친도 상품화하고 있다.

실제 올해 외산 가스오븐레인지는 지난해 10% 수준에서 올해에는 5% 이하, 외산 식기세척기는 30%에서 10% 수준으로 각각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머리에 쓰고 초대형 화면을 보는 듯한 효과를 낼 수 있는 HMD(Head Mounted Display)는 그동안 미국의 버츄럴,일본의 소니 제품 등 외산제품이 선점하고 있었으나 지난해말 이 시장에 가세한 LG전자 제품이 외산제품 대신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환율이 치솟으면서 미국산은 아예 공급이 중단됐으며 지난해말까지만해도 LG전자의 제품보다 저렴했던 일본제품이 20%이상 비싸져 오락실, 운송업계 등으로부터 구매상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LG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대우전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테마파크나 오락실을 겨냥해 시장개척에 나선 VR시뮬레이터사업 역시 그동안 국내시장을 선점해온 미국, 영국산 제품들의 도입이 중단되면서 상대적으로 국산제품이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전업체의 관계자들은 『극심한 불경기와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으로 인해 신규사업에 대한 지원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외산제품이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점을 활용해 실수요자를 겨냥한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사업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형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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