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방송계가 디지털화 및 민간베이스의 관심증대에 따라 빅뱅의 길로 진입했다.
먼저 퍼펙TV,디렉TV저팬,JSkyB등으로 나누어졌던 CS(통신용 위성) 디지털위성방송의 경우 양대구도로 정리되고 있다.
지난 96년10월 5개 종합상사가 연합해 설립한 퍼펙TV와 루퍼트 머독과 소프트뱅크가 이끌던 JSkyB가 합병직전의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고 미국의 휴즈컴뮤니케이션과 미쓰비시그룹,CCC가 주축이 된 디렉TV저팬이 또다른 한축을 이루게 됐다.
CS디지털위성방송에서는 산업간 연합을 위한 물밑 움직임도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니와 후지TV가 JSkyB에 참여했고 이에 자극받은 TBS와 니혼TV도 각각 퍼펙TV와 디렉TV저팬에 뉴스전문채널을 발족시키기도 했다.
이로써 종합상사와 머독,휴즈등 등 외자가 중심이 되었던 일본 CS 디지털위성방송업계는 기존 지상파방송사,가전업체들이 새로이 가세한 구도로 탈바꿈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방송,통신,가전으로 분리됐던 시장이 멀티미디어라는 거대한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해 나갈 경우 소니,마쓰시타 등 가전업체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멀티미디어시장에서는 소프트웨어로서의 콘텐츠시장과 동시에 거대 하드웨어시장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CS디지털위성방송에 이어 2000년 발사될 BS4후발기를 이용한 BS(방송용위성)디지털방송도 일본의 방송산업 구조개편을 몰고 올 변수이다.
7개 채널의 BS4 후발기에는 니혼TV,TBS,후지TV,아사히TV,도쿄TV등 민방 키스테이션 5개사가 참여할 것이 확실시되며 7월 면허신청이 이뤄진다.
BS디지털위성방송은 막대한 설비투자에 따라 지역민방의 재편성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며 BS방송의 유료화는 NHK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S방송의 상용화와 BS방송의 확대는 프로그램산업을 심각한 상황에 직면케 했다.
거액의 자금과 인재를 투입할 수 있는 지상파와 달리 CS 디지털방송의 프로그램 공급회사는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가입자 확보를 위해 마냥 적자를 감수할 수 만은 없는게 이들의 현실이어서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산업의 육성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기존의 지상파 민방과 독립프로덕션의 관계는 하청산업적 관계를 계속하고 있고 이같은 관행이 지속된다면 프로덕션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다행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저작권,2차 이용권을 독점하고 있는 방송국측을 제한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프로덕션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특히 지상파 프로그램을 위성방송에 판매하는 등의 2차 이용이 행해질 때는 제작회사의 관리권을 경우에 따라 허용하겠다는 니혼TV와 전일본TV 프로그램 제작사연맹과의 합의는 주목을 끌고 있다.
만성적인 적자경영이 계속되고 있는 케이블TV업계는 더더욱 장래가 불투명하다.
지난 96년까지만해도 대형종합상사가 전국 케이블TV의 계열화 및 MSO(복수SO)를 추진해 주목을 끌었다.
이토추상사의 타이타스커뮤니케이션즈,스미토모상사의 주피터텔레컴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케이블TV업계에 올해에는 2단계의 재편성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이들 MSO는 케이블전화서비스 등 부가통신을 위해 최첨단 케이블TV망을 구축하는 등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으나 이용가능 지역이 한정돼 있다는 점 때문에 가입자가 극소수에 머물고 있다.
더더욱이 통신업계의 재편이 가속돼 기존의 전화회사들도 모두 요금인하에 나서 경영전략의 대폭적인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자본의 영세한 케이블TV회사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앞으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 지를 우려하는 소리도 높다.
이에 일본정부는 케이블TV회사들의 제휴를 통한 산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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