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전 OS로 "윈도"가 뜬다

TV를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이 정보가전으로 변신해가면서 현재의 컴퓨터시장의 「윈도」와 같은 지배적인 운용체계(OS)가 가전시장에도 탄생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가전제품용 운용체계가 대두된 배경은 디지털TV, 인터넷TV 같은 제품의 경우 단순히 영상 수신기로써 뿐만 아니라 텍스트, 그래픽, 정지영상 등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활용함과 동시에 정보검색, 프린터 출력,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 등 PC가 수행하는 기능의 일부를 포함하고 있어 기존의 마이컴칩 정도로는 이를 조절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등장한 대표적인 가전용 운용체계는 「윈도CE」 「퍼스널자바(pJAVA) 「피소스(pSOS)」 등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윈도CE는 지난 96년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시작으로 차량용 PC에 장착됐으며 조만간 케이블 세트톱박스와 웹TV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선의 퍼스널 자바도 포켓PC 및 인터넷 전화기용 운용체계로 장착되는 등 우선 PC에 기반을 둔 정보가전제품 중심으로 입지를 속속 확대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관심과 경계심이 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보가전제품 중 가장 기대가 큰 디지털 TV의 운용체계로 윈도CE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선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디지털TV그룹의 박종석 책임연구원은 『디지털TV가 구현하는 성능이나 부가서비스는 업체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전제품용 운용체계에 경쟁력있는 솔류션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업체와 공동으로 자사 제품에 적절한 간이 운용체계를 개발해 장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멀티미디어 연구소의 주필상 수석연구원도 『TV시청자가 PC처럼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사용중 에러가 발생하는 상황을 용납해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1, 2년 단위로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되는데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기존의 운용체계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윈도가 정보가전시장에서 지배력을 발휘하게 되면 가전업계가 소프트웨어업계에 종속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근본적인 경계심도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윈도가 운용체계중에서 가장 많이 진화된데다 이를 응용하는데 수반되는 비용부담도 적고 또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될 경우 광범위한 호환성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에 대한 유혹도 만만치 않다.

현재 한국과 일본, 유럽의 가전업체들은 현재 윈도우를 채용하는데 일정한 선을 긋고 있지만 전략적제휴가 돌출하는 정보가전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가전업체가 윈도CE 채용를 선언하게 되면 경쟁적으로 윈도를 채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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