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게임동호회, 국내 게임업체에 대한 비난 확산

국내 게임업체들의 부실한 대고객 서비스가 도마위에 올랐다.

최근 게이머들을 위한 모니터단체로 부상한 PC통신 게임동호회들을 중심으로 국내 게임업체들의 신작타이틀 제품 구성, 애프터서비스, 게임 내용, 수입게임 로열티 등과 관련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심지어 특정업체의 게임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어나고 있다. 게임동(유니텔),네트워크 & 모플(천리안),개오동(하이텔),나모모(나우누리)를 비롯한 10여개 게임동호회원들은 게임업체들이 사용자에 대한 배려에 인색하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다. 특히 광고지 전단같은 얄팍한 종이에 게임 설치법만 간단하게 명시된 몇몇 업체의 매뉴얼이 비난을 사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롤플레잉 게임의 경우 주인공의 무기사용법 등 필수기능조차 설명해 주지 않는가 하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경우는 등장인물 소개조차 없는 등 지나치게 무성의한 매뉴얼이 많다는 것. 외국에서 시뮬레이션게임을 구입했다는 한 사용자는 『탱크전에 쓰이는 지도를 컬러 코팅종이로 제공하고 1.2MB 분량에 불과한 게임인데도 매뉴얼은 80페이지의 스프링노트로 만들어져 제공되는 등 국내 출시 게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외국에서 사면 들어있는 경품이나 판촉물, 통신 무료이용권 등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입게임에는 빠져 있다는 것 또한 불만의 요인이다. 특히 D사의 경우 게이머들 사이에 「양말곽」으로 통할 만큼 얄팍하고 부실한 종이 곽을 포장재로 사용해 처음부터 두터운 매뉴얼이나 서비스용품은 넣을 수 없도록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충실한 게임 매뉴얼과 차별화된 패키지 및 표지 일러스트, 게임에 필요한 소품 등을 통해 게임의 소장가치를 높여 달라는 주문이다.

게임의 내용 또한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S사가 수입판매한 「미쓰」의 경우 공진협 심의를통과하기 위해이른바 「스모크버전」으로 출시되면서 제작사가 설치한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오리지널 버전을 이용하는 외국 사용자들과 네트워크 게임대결을 벌일 수 없어 한동안 항의가빗발쳤다. 또한 D사가 출시한 국산게임 「삼국지천명」 역시 현재 국내 PC환경과 맞지않은 시대에 뒤떨어진 도스용 게임으로 발매되어 게이머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제작사에서는 패치화일을 이용해 윈도95용으로 변환해주겠다고 답변했지만 게이머들은 『도스용 게임과 윈도95용 게임은 프로그래밍 툴부터 완전히 다르며 도스용 게임을 윈도95용으로 바꾸는 것은 새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는 반응이다. 수입게임의 값비싼 로열티도 게이머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들이 외국과 독점공급계약을 위해 터무니없이 값비싼 로열티를 지급함으로써 근본적으로 게임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한 게이머는 『메이저 게임업체들이 일본을 비롯 세계각국의 현지법인이나 지사를설립하면서도 유독 한국에만 진출하지 않는 경우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대기업들이 출혈경쟁을통해 높은 로열티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며 이같은 행태는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PC통신 동호회들은 이같은 부실한 대고객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각 동호회들이 연합해 특정업체의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국내 게임업체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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