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심한 경기침체로 가전제품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중소가전업체들이 재고물량의 증가와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제비용의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가전업체들은 내수경기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한 지난 연말부터 생산량을 줄이고 재고량 조절에 들어갔으나 갑작스런 소비위축으로 판매량이 예년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게 되자 이미 생산한 제품들이 그대로 물류창고에 쌓여 가고 있다.
더욱이 이를 보관하는데 드는 창고 임대료, 전기세, 난방비 등에 대한 부담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다 매달 현금으로 이 비용을 지급해야하는 실정이라 중소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상당수 재고물량을 확보해두고 판매를 시작하는 계절상품 생산업체들과 다품종 소량생산하는 소형가전업체들에게서 나타나고 있어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부업체들이 무리하게 물량밀어내기 판매를 감행하게 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선풍기, 난방기 등을 생산하는 S사의 경우, 지난해 여름 재고로 남은 10만대 가량의 선풍기와 올 겨울 난방용품 판매가 30%이상 크게 줄어들면서 남게 된 석유스토브 및 각종 히터 등이 창고에 가득 쌓여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생산계획은 지난해의 60%정도로 대폭 줄이고 염가보급형 위주로 할인점, 양판점 등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경쟁업체인 H사도 마찬가지. 예년처럼 확정된 생산계획을 잡지 않고 계속적으로 수정을 가할 방침이다. 주문량이 증가하면 밤을 세워서라도 생산물량을 맞추지 미리 물량을 확보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K사도 올해는 아예 계절상품은 생산하지 않을 계획으로 남은 재고물량 소진에 집중하고 몇몇 주력 제품 위주로 생산라인을 전부 변경했다.
중소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은 재고량 소진에 전사적으로 힘을 모으고 있지만 이렇게 판매가 되지 않다가는 아예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경우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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