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을 이용해 제작사와 총판사의 계약을 주선해주는 중계유통업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게임유통업계에 새로운 풍속도를 낳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작타이틀 판권을 보유한 제작사들이 총판사와 최소판매수량 보장(미니멈 개런티) 및 어음결재 방식으로 판매계약을 체결하는 기존 통상적인 계약보다는 총판사를 후원하는 제3의 중계업체로부터 일부 대금을 현금으로 선지급 받은 후 총판계약을 맺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재미시스템이 개발하고 CD마트가 총판을 맡은 「이리너」, 주(쌍용)이 수입하고 동서CD가 총판을 담당한 「툼레이더2」를 비롯한 6∼7편의 화제작들이 G사,M사 등 중계업체를 포함한 3자계약에 의해 유통되고 있다.
중계업체들은 특정 총판사와의 협력관계를 맺어 영업이익을 분배하는 조건으로 제작사와의 계약을 주선하거나 일단 구매계약을 맺은 후 총판사를 물색하고 있으며 일부는 단순히 담보만 제공해 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계약에 개입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인 판권보유업체들이 총판사의 잇단 부도로 어음거래를 회피하고 있는데다 총판사들 역시 신작타이틀 구매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겨난 일시적인 유통관행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방식에 대해 「변칙유통」이라는 비판도 없지는 않으나 대체로 불경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업계의 활성화에 일조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유통망의 부재로 신작타이틀이 사장되기 보다는 판권보유업체는 유통사 부도에 대한 부담없이 현찰거래를 할 수 있고 신생 유통사들은 중계업체의 도움으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자금력을 가진 중계업체의 등장은 다행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중계 방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까지도 이같은 방식은 불황에 따른 미봉책에 불과하며 자금력과 유통의 노하우를 갖춘 대형 전문유통사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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