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자발적인 경비 절감 운동

가전업체들이 초긴축 경영에 들어간 가운데 가전업체의 각 공장마다 경비 절감 운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경비절감 운동은 생산현장에서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직원 스스로 이 운동을 전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 경영진의 지시로 운동이 시작되는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구미공장의 TV설계실 한켠에는 볼펜, 지우개, 가위는 물론 모니터까지 헌 사무용품들로 수북히 쌓인 선반이 놓여져 있다.

「사무용품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공간은 설계실의 일부 직원들이 지난해 마련한 곳인데 하루에도 수십명이 찾아와 남이 쓰다 만 물건을 가져가고 있다.

TV설계실의 한 관계자는 『이 공간을 마련한 것은 쓰지 않아 서랍 속에 갇힌 사무용품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것인데 설치 후 「개점 휴업」상태였지만 IMF파동 이후에 사용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수원과 광주의 공장에서는 최근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시험장비를 같이 쓰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 운동은 한 연구원이 지난 연말 사내정보망을 통해 각 제품 설계실에서 계측기 등의 시험 장비를 독점하는 폐단을 비판하고 이에 뜻을 같이 한 연구원들이 알음알음 시작한 운동. 연초까지만 해도 연구원들끼리 시험장비를 서로 공용화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준에 머물렀는데 최근 이같은 움직임이 윤종용 사장 등 회사 경영진에게까지 전해지면서 ▲장비 구입의적정성을 분석하고 ▲불요불급한 장비를 대여로 돌리며 ▲장비 사용의 노하우를 메뉴얼로 만드는 등 전사적인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우전자의 인천 공장에서는 올들어 직원들이 주도해 형광등 50% 절감, 사용하지 않는 PC 끄기, 사무용품 줄이는 등의 「자리고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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