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은 15억5천만 달러 정도 규모로 전년대비 50% 이상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1억5천만달러 규모를 기록한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은 올해들어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국내 반도체업계의 투자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설비 투자가 절반 수준 이하로 감소, 사상 최대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올해 반도체 장비의 국내 생산량은 4억3백만 달러 정도에 그쳐 지난해 6억8천7백만달러 규모보다 41% 가량 줄어들며 장비의 자급 비중도 18% 선에서 14% 대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에 대한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 등 국내 주요 장비 수요 업체들 대부분이 최근의 금융 위기를 이유로 올해 설비투자를 당초 목표의 절반 이하로 크게 줄이는 한편 해외투자 프로젝트도 중단하거나 보류키로 하는 등 초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반도체 일관가공라인(FAB) 사업에 뛰어든 아남산업이 2차 공장 건설을 무기한 연기한데다 미국 IBM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올해부터 메모리 반도체분야에 진출키로한 동부그룹의 투자계획 역시 최근의 경제사정 때문에 그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점도 올해 반도체 장비 시장 전망을 어둡게하는 주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2백56MD램 생산을 위한 3백㎜ 웨이퍼 대응 반도체 장비의 도입 시기가 1-2년 이상 연기되면서 2000년경에나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의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64MD램에서 2백56MD램으로 전환하는 중간 단계로 1백28MD 램의 양산을 추진중이며 실제로 국내 소자업체들도 올해부터 이에 대한 보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이 수요가 국내 장비 산업을 지탱해갈 주력 시장이 될 것이라는 게 이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반도체협회는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국내 소자업체들의 설비 투자가 다시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국내 장비시장 규모는 내년에 21억달러, 그리고 2000년에 32억 달러를 각각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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