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시장 구조조정 본격화

정수기시장에 후발 진입했던 가전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잇따라 정수기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국내 정수기시장에 본격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일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대우전자, 동양매직 등 뒤늦게 정수기시장에 진입했던 가전업체들이 최근 판매부진 및 사업구조조정을 이유로 정수기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동안 전문업체, 가전업체, 대기업 등이 속속 참여, 춘추전국시대를 이뤘던 국내 정수기시장에 본격적인 물갈이 작업이 일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현상은 경기침체로 고가 정수기에 대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판매부진이 계속된데다 가전업체들의 대리점 형태로는 판매확대가 어렵고 방문판매를 일부 도입했어도 전문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낮아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사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정수기 및 소형가전을 관할하던 사업부를 해체하고 협력업체로 이관하면서 정수기를 포함, 수익성이 낮은 다수 품목을 단종시켰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생산해 둔 재고물량과 유통점에 공급한 물량이 상당수 되기 때문에 당분간 판매는 지속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최근 자사의 특기사업부에서 직접 정수기를 개발, 생산하던 업무를 중단하고 이를 전부 협력업체로 이관했다. 이에 따라 대우전자는 사실상 정수기사업에서 손을 떼고 그동안 판매를 전담해왔던 대우정수기판매주식회사에서 협력업체와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양매직도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정수기사업을 점차적으로 정리하기로 하고 재고물량이 소진되는대로 사업철수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코오롱엔지니어링이 매출부진으로 정수기사업을 정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전문업체인 신성씨엔지는 극심한 경영난으로 지난해 말 부도를 내고 현재 남은 인력들이 회생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수기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악화로 정수기시장의 거품이 급속히 걷히기 시작하면서 유통경쟁력 및 기술력이 없는 업체들부터 속속 정리되고 있다』며 『당분간 정수기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속출,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불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정지연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