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광장] 대학, "IMF 긴축" 교양필수로

서원대 교직원 1백20여명은 최근 대학 도서관에서 모임을 갖고 모두 10개 항목으로 된 「경제난 극복을 위한 교직원 실천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 내용은 업무 추진시 절약부분을 적극 발굴하고 학교경비 10% 절감운동에 앞장선다는 등의 내용이다.

많은 대학들이 IMF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학도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그동안 우리 대학도 대기업들처럼 외형 부풀기에 열을 올린 결과라고 자성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대학들은 외국으로부터의 교육차관 도입에 따른 환차손과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한 입학금 및 등록금 동결,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받아온 외부 지원금의 급격한 감소, 여기에 재단 지원금마저 줄어들면서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실습기자재를 지속적으로 구입해야 할 컴퓨터공학과 등 공과대학의 경우 실습기자재 부족으로 이론교육만 이뤄지고 있어 학생들의 실력향상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마다 자구노력이 한창이다.

고려대는 올해 자연감소와 명예퇴직 등을 통해 20% 정도인 90여명을 감원하고 교직원 상여금도 1백60% 잠정 삭감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또 교원 채용 인원도 당초 58명에서 33명으로 줄이고 교직원 자녀에 대한 학비 보조도 중단키로 했다.

연세대 서울캠퍼스는 지난해 2천8백억원 규모의 예산을 올해는 7백억원 삭감한 2천1백억원으로 책정하고 교수 채용 규모도 50명선으로 절반 가량 축소했다.

이화여대도 올해 교직원 봉급을 동결하고 호봉승급분까지 지난해 수준으로 묶음으로써 사실상 임금을 삭감하고 대학원마다 있는 교학부를 1개로 통폐합했다.

상명대는 비슷한 교과목으로 구성된 전산정보계통을 학부제로 통합하는 한편 부, 과별로 흩어져 있는 행정부서를 처, 실로 통합하기로 했다.

학생들 역시 각종 아이디어로 경비절감 노력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전남대 학생들은 최근 전공, 교양서적 물려주기와 해외 어학연수 자제, 학교 물건 아껴쓰기, 국산품 애용 등 경제 살리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전남대 총학생회와 새시대 2020 전남대지부, 청년공동체 등은 최근 「전남대 우리 경제 살리기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1년 전 OECD 가입으로 국민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환상에 들떠 있었으나 이제는 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경제주권을 상실하는 치욕적인 상황을 맞이했다면서 대학생들도 함께 나서 경제 살리기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부산외대는 매년 실시돼온 학생들의 해외연수 지원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학교 특성상 해외연수가 필수적인 부산외대는 매년 방학중에 해외로 연수를 떠나는데 이번 겨울방학에는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학생들의 해외연수 준비모임인 「학생 연수자 회의」는 두차례 가진 회의 끝에 해외연수를 반납하고 교내연수를 실시했다. 학교측도 학생들의 이같은 결정을 수용해 외국인 전담교수 5명과 국제언어교육원의 첨단시설을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양봉영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