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게임 전문업체인 애플웨어에서 멀티미디어사업팀 부장을 맡고 있는 이민재씨(32)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전문작가 출신의 게임 시나리오 작가 겸 프로듀서다. 지금까지 단편소설과 수필 등 모두 6권의 책을 출간했던 경험을 살려 게임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기획과 제작을 총괄하는 것이 그의 주된 역할이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과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래픽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는 많지만 기획, 시나리오를 담당할 수 있는 전문 게임PD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매우 적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회사는 큰 행운을 잡은 셈이지요.』
뒤늦게 네트워크 게임시장에 뛰어들어 최근 「머그 삼국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애플웨어 이은동 사장의 말에서 그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여간 두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재학시절 논문집을 펴내면서 문단에 데뷔한 그가 게임에 시선을 빼앗긴 것은 지난 95년에 붐을 이뤘던 「단군의 땅」 「쥬라기공원」 등의 머드게임을 접하면서부터다.
『게임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문학적 기초없이 시나리오를 쓴 탓인지 스토리 전개가 엉성한 것이 자꾸 눈에 거슬리더군요. 국산 게임이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제대로 된 게임 시나리오를 한 편 써봐야겠다는 욕구가 솟구쳤습니다.』
평소 감동과 재미를 함께 줄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 같은 실용적인 글을 쓰고 싶었던 이씨는 게임 시나리오 작가의 길로 들어선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때부터 여러편의 게임 시나리오를 구상했던 그는 96년 텍스트 머드게임인 「오로라 캠프」의 시나리오를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전문작가가 쓴 시나리오는 역시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머드게임뿐 아니라 일반 PC게임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가 직접 쓴 롤플레잉게임인 「마도물어」가 일본 보스텍사를 통해 게임으로 제작돼 다음달 KCT가 출간하는 디스크스테이션에 수록될 예정이다.
현재 그는 애플웨어의 두번째 야심작인 「머그 삼국지2」의 기획, 제작을 총괄하는 게임PD로서의 임무에 전념하고 있는데 애플웨어는 물론 많은 게이머들이 전문 시나리오 작가가 연출하는 이 게임에 큰 관심과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수준 높은 원작을 바탕으로 게임을 제작해야 그 게임이 인정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프로듀서로서의 바쁜 일정중에도 틈틈이 게임제작을 염두에 둔 소설집필에 열중하고 있다. 게임 시나리오가 영화나 드라마의 그것처럼 하나의 문학장르로 자리매김할 날도 멀지않은 것 같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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