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홈쇼핑 채널, 송출료 갈등 재연

종합유선방송국(SO)들이 홈쇼핑 채널에 방송시설 사용료나 송출료 명목으로 매출액의 일정액을 부담할 것을 적극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올해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앞두고 SO와 홈쇼핑 채널 간에 해묵은 채널 성격논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국(SO)들은 홈쇼핑 채널이 SO의 방송설비를 활용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실상의 광고방송이고 채널허가 당시 매출액의 일정액을 SO측에 제공키로 한 「사업계획서상의 약속」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올해 프로그램 공급계약 경신시 송출료나 방송설비 사용료 명목으로 홈쇼핑 매출액의 3∼5%를 SO측에 제공해줄 것을 적극 요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SO와 홈쇼핑 채널 간에는 『케이블TV망을 활용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홈쇼핑채널에 수신료를 배분할 수 없으며 홈쇼핑 채널이 허가 당시 매출액의 일정액을 SO측에 지불하겠다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만큼 오히려 송출료를 받아야 한다』는 SO측의 주장과 『홈쇼핑 채널도 다른 PP들과 마찬가지로 기본 채널에 속한다』는 홈쇼핑 채널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대립해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들어 PP들과 프로그램 공급 계약서의 경신을 추진하고 있는 SO들은 홈쇼핑 채널이 사업 허가 당시 매출액의 3∼5%를 SO측에 지불하겠다고 한 사업계획서상의 약속을 지키라고 주장하고 있고, 특히 일부 SO들은 이같은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홈쇼핑채널을 기본 채널에서 제외, 조만간 프로그램 송출을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홈쇼핑 채널과 SO간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SO협의회측은 이와 관련해 최근 홈쇼핑 채널측에 회원사들의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이달 28일까지 홈쇼핑에 관련된 프로그램 공급계약 협상을 마무리짓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SO들의 이같은 송출료 요구 움직임에 대해 LG홈쇼핑과 39쇼핑 등 홈쇼핑 채널들은 강력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홈쇼핑채널이 다른 프로그램공급사(PP)들과 마찬가지로 자체 프로그램 편성계획에 의거, 상품정보와 구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엄연한 프로그램 공급사업자인데도 불구하고 광고방송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며 홈쇼핑 채널이 사업허가 당시 기본채널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SO들이 일방적으로 송출을 중단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이와함께 허가 당시 사업계획서를 통해 매출액의 일정액을 SO측에 지불키로 한 것은 공보처가 구두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 것일 뿐 허가시 절대적인 요건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홈쇼핑 채널의 한 관계자는 특히 『작년 10월 케이블TV방송협회 이사회에서 홈쇼핑채널도 다른 PP처럼 프로그램 수신료를 배분받되 배분액의 90%를 다른 PP들에게 되돌려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이같은 합의사항을 외면한 채 SO측이 송출료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홈쇼핑채널들이 SO들에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SO측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의 경우는 케이블TV가 출범 10여년이 지나 채널이 과포화상태에 있는 상황이라 홈쇼핑 채널들이 채널패키지로 들어가기 위해 SO에 별도의 수수료를 주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홈쇼핑이 기본채널에 포함됐기 때문에 송출료와 같은 별도의 수수료는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SO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관찰되지 않을 경우 홈쇼핑 채널의 송출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