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8 영상산업 청사진 (8);삼성영상사업단

영상산업이 위축되면서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적지않게 움츠러들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작년 말에는 IMF한파로 큰 몸살을 앓기도 했다. 구조조정의 1순위로 영상사업이 지목된데다 영상대기업들이 외화판권료를 턱없이 올려놓은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사업은 가장 자본주의적인 형태의 산업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대기업들이 산업에 대한 소명의식, 이를테면 산업 인프라를 위한 투자와 전문업체와의 역할분담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재도약을 위한 구조조정 노력에 분주한 삼성영상사업단의 오증근 단장을 만나 올해의 계획을 들어봤다.

-최근 모 언론사와의 통합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의 언론사 분리방안을 설명하면서 그런 얘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그 언론사가 지향하고 발전해 나갈 방향과 관련한 아이디어의 하나로 제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구체적으로 거론되거나 논의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턱없이 비싼 가격에 외화를 수입, 지난해 대기업들이 혼쭐이 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환율이 안정되고 수입가격의 거품이 걷히기 전까지는 외화수입을 보류할 계획이며 환율이 안정되더라도 수입규모를 축소하고 저가위주로 구매할 계획입니다. 비디오 수입은 완전 중단했습니다. 삼성이 지분투자한 뉴리전시프로덕션의 작품과 개봉작으로 사둔 15∼20편의 영화로 올해 살림을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이미 계약된 작품이라도 이익이 발생할 경우에만 개런티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공급사와 협의중에 있습니다.

-올 우리영화 제작계획과 전망을 해주십시오.

▲우리영화 제작은 오히려 활기를 띠지 않겠습니까. 다만 우리영화 제작비도 거품이 빠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삼성은 한국영화 전담팀을 신설했고 전액투자방식의 제작뿐만 아니라 공동제작을 통해 제작 편수를 늘려나갈 방침입니다. 젊은 영화제작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겠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우리영화는 「고추이야기」와 「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 등 3∼4편이 있고 약 10여편의 시나리오를 검토중입니다.

-영상물 수출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1월에만 56만달러 규모의 영상물을 수출했고 연말까지는 약 4백만달러의 수출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해외필름 시장에도 열심히 참가하고 문화적 정서가 유사한 아시아시장 개척에 힘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취약한 작품력과 마케팅력, 해외배급망 부재가 과제이긴 합니다만 공부하는 자세로 이를 타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음반유통 도매상들의 연쇄도산으로 음반 유통시장이 사실상 와해된 가운데 삼성이 직판체제를 구축, 시장에 참여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음반 유통의 핵심이었던 5대 대형 도매상 가운데 3개점이 부도를 내고 쓰러졌습니다. 판로가 완전히 막힌 상황이어서 유통망 재건이 시급합니다. 시장활성화 차원에서 도매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달 안에 결정할 계획입니다.

오 단장은 케이블TV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편성기법을 개발하고 편성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영상산업을 위해 전문인력을 적극 육성하고 종합적인 윈도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력도 갖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문화 개방에 대해서는 단계적 개방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일본 SW수입에 결코 연연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향적인 전략적 제휴 등은 우리산업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해 일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오 단장은 『올해에는 견실경영과 고객 및 시장지향 마인드제고에 힘쓸 것』을 약속한다며 올해 새로운 모습의 삼성영상사업단을 기대해도 좋다고 활약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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