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 4개국 국민들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은 정보화의 진전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면 새로운 기기의 출현으로 자신이 시대에 뒤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기 보유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나 보유욕구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지난 97년 9월과 10월에 걸쳐 진행된 「한국, 일본, 미국, 싱가포르 정보통신 이용자들의 행동에 관한 국제 비교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랜덤샘플링 방법을 이용, 각국의 15∼59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조사대상수는 한국, 미국, 싱가포르 각각 5백명이며 일본은 1천4백명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정보화에 대한 의식조사에서 조사대상 한국인의 51.4%가 공공장소에서의 휴대폰 사용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정보화가 진전됨에 따라 인간관계가 후퇴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24.6%만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이 수치는 조사대상 83.5%가 공공장소 휴대폰 사용에 반대하고 43.7%가 정보화에 따른 인간관계 소원화를 우려한 일본에 비해 상당히 너그러운 것이다. 공공장소 휴대폰 사용에 대해 미국은 45.6%, 싱가포르는 50.5%가 각각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또 인터넷 홈페이지를 「갖고 싶다」라고 답한 사람은 한국인이 40.4%로 가장 많고 일본인이 25.9%로 뒤를 이었다. 미국과 싱가포르는 각각 8.6%만이 홈페이지를 갖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국민은 새로운 정보기기 출현으로 자신이 시대에 뒤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면 시대에 뒤처질 것 같아 불안하다」는 생각에 대해 한국인의 72.5%가 「그렇다」 또는 「대체적으로 그렇다」고 답해 싱가포르 71.1%, 미국 70.8%, 일본 59.6% 등에 비해 불안감의 정도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 이용상황에 대한 조사에서 휴대폰 사용률은 일본이 35.7%로 가장 높고 미국과 싱가포르 모두 30%대로 나타난 반면 우리나라는 25.5%로 상당히 저조했다. 그러나 무선호출기의 개인사용률은 우리나라가 42.2%로 가장 높았다. 향후 구매의사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25.4%로 가장 높았고 미국이 22.4%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PC 구입목적은 한국인의 경우 「자녀교육과 학습을 위해서」가 60.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게임이나 CD롬을 즐기기 위해서」 28.5%, 「온라인서비스를 위해서」 26.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은 「회사업무를 집에서 하기 위해서」가 각각 33.7% 45.5% 7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PC 네트워크 접속률과 인터넷 이용률은 우리나라가 모두 3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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