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효과
외채 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말. 외채의 총규모도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당국의 고위관리 모습을 보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에 가까운 심정을 느꼈었다.
당시 정보화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이들은 한결같이 『환율 및 외채 관리 정보시스템이 존재해 제대로 운영되고 있었던들 이 지경까지 됐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또 최근에는 황급하게 정부내 전담인원들을 선발해 「외채관리기획단」을 구성, 거창하게 현판식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토로한다. 외채위기가 닥친 것은 전담인원과 조직이 없었서가 아니다. 또 하루가 다르게 세계 각국에서 유통되고 국내에 유입되는 달러의 흐름을 사람의 힘으로 체크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투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정보화의 기대효과로 효율성 못지않게 강조되는 것이 바로 이 투명성 부분이다. 한 예로 광속거래/전자상거래(CALS/EC)를 통해 조달, 입찰을 의무할 경우 뒷거래가 판쳤던 기존 입찰관행은 상당부분 제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보화는 국내산업의 고질병인 고비용, 저효율을 고치는 확실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무역항인 싱가포르의 항만은 우리나라의 부산항, 인천항보다 오히려 한산하다. 물동량이 적어서가 결코 아니다. 싱가포르의 항만은 선적시 컨테이너와 선박에 탑재한 물품의 정보를 전산시스템으로 이미 파악해 정박, 하역과 동시에 다음 물량까지 선적하는 정보인프라를 갖고 있다. 아무리 물량이 많아도 하루를 넘기지 않는 「1일 원스톱서비스」를 자랑한다.
반면에 국내항의 대기기간은 평균 15∼20일. 품목별로 구별하고 내리고 다시 싣고 일일이 사람 손으로 체크한다. 물류비용이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요즘 국가경쟁력면에서 그야말로 게임이 안된다..
또 정보화 인프라구축은 현재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처방으로 꼽힌다.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현재 일본에서는 9개부문 27개의 국가 정보화 프로젝트를 3천억엔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프로젝트의 활성화가 국가경쟁력 향상은 물론 10만명 이상에 해당되는 고급인력의 일자리를 신규로 가져다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실업문제를 해결코자 수조원의 실업기금을 마련하는 소극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예산 가운데 일부를 정보화분야로 돌려 행정, 교육, 금융, 산업 등의 부문에서 정보인프라 구축을 활발히 추진할 경우 상당한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정보화 인프라는 투명성 제고, 고질병인 고비용, 저효율을 극복하는 경쟁력대책, 고용효과 창출 등 한번에 3마리의 토끼를 잡는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난 극복은 물론 향후 무한경쟁이 판치는 세계경제 질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처방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경쟁력 소생방법을 간절히 찾고 있다. 그러나 정보인프라를 백본(Back Bone)으로 삼지 않고서는 국가경쟁력의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국내외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국가 CIO가 강력하게 이끌고갈 작고 효율적인 정부 차기 「전자정부」가 할 일이다.
<김경묵기자>
IT 많이 본 뉴스
-
1
쏠리드, 작년 세계 중계기 시장 점유율 15%…1위와 격차 좁혀
-
2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3
“5G특화망 4.7GHz 단말 확대·이동성 제공 등 필요” 산업계 목소리
-
4
'서른살' 넥슨, 한국 대표 게임사 우뚝... 미래 30년 원동력 기른다
-
5
美 5G 가입건수 우상향…국내 장비사 수혜 기대
-
6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ICT분야 첫 조직 신설…'디지털융합촉진과'
-
7
KAIT, 통신자료 조회 일괄통지 시스템 구축 완료…보안체계 강화
-
8
[이슈플러스]블랙아웃 급한 불 껐지만…방송규제 개혁 '발등에 불'
-
9
SKT, SK컴즈 등 3개 계열사 삼구아이앤씨에 매각
-
10
티빙-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새해 3월 종료…“50% 할인 굿바이 이벤트”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