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내수기반 "꽁꽁"

가전시장의 내수기반이 송두리채 흔들리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불어닥친 IMF한파 이후 소비자들의 구매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연초 가전업체들의 잇따른 신제품 출시와 할인판매에도 불구하고 1월말 현재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제품의 내수가 작년같은기간보다 20∼30% 가량 줄어드는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컬러TV의 경우 1월 판매량은 총 14만여대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5%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TV 성수기라고 할 수있는 1/4분기중에 TV수요가 이처럼 크게 줄어들 것은 유례없는 일로 가전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냉장고 역시 지난해말과 연초에 가전3사가 신제품을 출시하고 신제품에 대해서도 부분적인 할인판매를 적용하는 등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1월말 현재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대비 20%가량 줄어든 7만9천여대에 그치고 있다.

세탁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28%가량 줄어들어 간신히 6만대를 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LG전자는 클러치 없는 세탁기를 발표하고 이에 맞서 삼성전자가 자동균형시스템을 채용한 저소음 세탁기를 발표하는 등 양사는 이례적으로 1분기에 신제품을 내놓는 진풍경을 연출했으나 내수를 녹이기에는 힘이부친 상황이다.

이밖에 VCR, 전자레인지도 1월중 판매량이 25%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들어 이처럼 가전제품의 내수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주된 원인을 가전업체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구매를 자제한데다 올 1월부터 에어컨, 프로젝션TV를 대상으로 특소세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 인상분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소비자들이 작년말에 필요한 제품을 앞당겨 구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절대적인 내수 판매량이 급속히 줄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해 말보다 평균 30%가량 오른 원자재 가격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제대로 반영할 수 없어 적자폭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전업체 관계자들은 『1/4분기 이후에도 내수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할 만한 호재가 별로 없다고 지적하고 수출을 늘리는 것외에는 내수부진을 만회할 묘수가 없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형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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