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 콜린스는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팔자가 드센 여자다. 혹자는 『연예계 바닥에서 팔자가 드세지 않은 여자가 오히려 드물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경우는 보여지는 이미지와 음악이 실제 생활과 많이 차이가 있어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한지도 모르겠다. 이른바 천상의 목소리라고 표현되는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산뜻하고 맑은 느낌을 주는데 그런 까닭에 더욱 그녀의 신산한 삶이 대조적으로 비치는 것이다.
60년대 최고의 여성 포크가수로 조운 바에즈를 꼽는 이들이 많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콜린스의 목소리를 더 선호할 수도 있고 노래의 메시지나 음색이 무거운 느낌이 드는 콜린스는 철저하게 자신의 보컬을 무기로 승부하는 가수다. 물론 60년대의 포크싱어답게 기타연주는 기본이고 본인의 자작곡도 있지만 왠지 다른 작곡가의 곡을 불렀을 때 그녀의 진가는 더욱 발휘되기 때문에 그녀의 재능 중 최고는 역시 목소리라는 진단이 나오는 것이다.
한 의류광고에서 자전거를 타는 소년이 나오면서 흐르는 음악 「Both Sides Now」는 캐나다 출신의 여자 싱어송라이터 조니 미첼의 곡이지만 가장 많이 알려지기로는 이 콜린스의 목소리를 통해서다. 또 한국에는 레너드 코엔의 곡으로 많이 알려진 「Suzanne」 「Bird on the Wire」 같은 곡도 콜린스의 목소리를 통해 당시에는 무명이던 코엔을 알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렇듯 그녀는 60년대에 음악사에 새로운 물꼬를 터 놓은 여러 뮤지션들과의 종횡적인 교류로 상호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오히려 「역사의 뒤안길에 서있는 여성」으로서의 노릇이 더 회자되는 편이다. 크로스비,스틸스,내쉬 앤 영의 「Suite:Judy Blue Eyes」는 당시 그녀와 열애에 빠졌던 스티븐 스틸스의 곡으로 록과 포크의 명작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곡이다.
앨범 「Forever」는 콜린스의 음악사를 집대성한 더블 앨범이다. 물론 앞에 거론한 이유 등으로 해서 콜린스의 목소리가 아닌 것으로 알려진 곡들도 많다. 전승 민요와 포크의 명작들이 콜린스의 낭랑하고 우아한 목소리를 통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60년대의 포크계에 오로지 밥 딜런만이 존재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그 시절을 숙독한다는 의미에서 이 앨범은 꼭 들어볼 만하다.
또 자켓의 속내용물에는 콜린스가 직접 쓴 미니 자서전이 있는데 부대낌이 많았던 그녀의 삶과 60년대의 포크계를 곁눈질해볼 수 있는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박미아, 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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