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 국제 산업디자인 대학원

90년대 들어 국내에서도 산업디자인이 상품이나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인식되면서 유능한 산업디자이너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됐다. 지난 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이후 EU통합의장청 발족, 국제표준상표법 발효 등으로 디자인과 관련된 사항들이 무역규제수단이 될 수 있는 이른바 「디자인 라운드」가 이슈화하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산업디자이너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교육기관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지난 96년 9월 국내 최초로 설립된 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이 올해 25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의미있는 해를 맞이하고 있다.

창의력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국제경쟁력을 갖춘 산업디자인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이 대학원은 파격적인 학생선발기준과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우선 대학에서의 전공을 무시함으로써 입학응시자격을 완전히 개방했으며 4학기에 걸친 전체 수업시간의 70%를 학생별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실무교육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방침은 기존 국내 대학에서의 산업디자인교육이 산업계의 현실과 괴리감이 있어 산업디자인 전공자들조차 현업에서 제몫을 하기 위해선 최소한 3년 이상의 재훈련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었다.

전공은 전기전자, 기계, 가구, 수송, 섬유 등 8가지이며 학생 1인당 2개 분야를 선택한다. 실습을 위한 장비도 3차원 워크스테이션, 포토워크스테이션 및 모크업(MockUp) 제작장비 등 기업에서 사용하는 수준과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삼성디자인연구원(IDS)과 산, 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나내열씨는 『실습위주의 교육프로그램이 단기간내 산업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갖추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면서 『실습장비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이 다소 미흡한 점』을 아쉬워했다.

또 학생들이 산업디자인에 대한 안목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8명의 전임교수를 영국, 독일, 핀란드 등 디자인 선진국인 유럽지역에서 초빙하고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그동안 국내 산업디자인이 일본과 미국의 아이디어를 모방해온 한계를 탈피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도 깔려 있었다. 디자인 관련 사업체를 경영하면서 이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김영만씨는 『외국인 교수를 통해 산업디자인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외국인 교수들의 체류기간이 짧아 자주 바뀌는 것은 다소 혼란스러웠다』고 지적했다.

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은 희망자를 대상으로 영국의 왕립예술대학,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대학 등 자매결연을 맺은 8개 외국대학에 한학기 동안 연수를 보내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새로 부임한 이남식 부학장은 『올해는 현직 산업디자이너나 디자인 관련 사업체 경영자를 교수로 초빙하는 「겸직교수제」를 도입하고 기업 및 연구소 등과의 산, 학협력 프로젝트도 확대해 교육내용을 보다 내실있게 다지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업디자인 인력양성에 대한 일관적이고도 장기적인 정책 지원을 희망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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