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 기업들 "날아라 훨훨"

「누에에서 나비로 변신한 벤처기업들」.

경기침체로 나라 전체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들은 지금 찬란한 세상을 꿈꾸고 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나비처럼 새로운 변신을 향해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불황의 한파도 잊은 듯 따스한 봄 준비에 한창인 이들은 오랜 인큐베이터 생활을 정리하고 희망의 나래를 펼치려는 벤처기업들이다. 게임개발업체인 드래곤플라이를 비롯, 건잠머리컴퓨터, 애플웨어, 풀바람시스템, 사가엔터테인먼트, 뉴페이지, 인포하우스 등 아이디어와 패기만으로 창업했던 이들은 지금 세계를 향해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다.

건잠머리컴퓨터와 애플웨어 등은 이미 중소기업진흥공단의 SW창업보육센터를 졸업, 홀로서기에 나섰으며 풀바람시스템과 사가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1일, 드래곤플라이와 뉴페이지, 인포하우스는 3월 31일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의 창업지원실을 떠나 독립에 나선다.

인큐베이터 기업으로서 정부지원 프로그램 이용법이나 각종 경제, 경영 관련 세미나 등 2년여의 교육을 받았던 이들은 이제 자체 기술력과 두뇌를 바탕으로 당당히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에까지 도전하고 있다.

오랜 준비작업을 거쳐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벤처기업 중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드래곤플라이(대표 박철승)다.

평당 10만원의 입회비를 내고 지난 96년 4월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 구의창업실에 입주했던 이 업체는 지난해 9월 PC용 롤플레잉 게임 「카르마」를 출시하고 순항의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카르마」는 지난해 12월 열린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그래픽부문 우수상을 수상했고 올해의 좋은 영상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국산게임의 기술력을 한 단계 높였다는 호평과 더불어 드래곤플라이는 「카르마」로 대만과 중국에 3만5천달러의 수출을 확정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2000년에는 미국의 EA나 GTE같은 세계 메이저급 유통사로 진출하는 것이 드래곤플라이의 목표다.

지난 96년 SW창업보육센터를 가장 먼저 졸업한 건잠머리컴퓨터(대표 주승환)는 CD롬 타이틀에 이어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제작장비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DVD타이틀 제작장비인 MPEG2 인코더 및 디코더인 「MPEG리치」로 미국, 유럽 등지에 2백5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맺은 데 이어 DVD 비디오 제작시스템인 「DVD리치」까지 개발,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잠머리컴퓨터는 특히 사내벤처로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 중앙센터에 입주해 있던 사가엔터테인먼트까지 오는 11일 졸업예정으로 있어 더욱 힘찬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타이틀 개발업체인 사가엔터테인먼트는 DVD롬 타이틀과 CD플러스 타이틀을 각각 80%와 1백%의 개발진척도를 보이며 멀티미디어 시장에의 돌풍을 다짐하고 있다.

최근 네트워크 게임인 「머그 삼국지」를 자체 개발한 애플웨어(대표 이은동)도 올해 2백만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인다는 계획아래 세계 네트워크 게임시장에 도전하며 홀로서기를 다지고 있다. 애플웨어는 지난 97년 말 일본의 시스템프로와 「머그 삼국지」에 대한 수출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네트워크게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을 개발, 일본, 홍콩, 대만 등 세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마리텔레컴을 모기업으로 사내벤처기업으로 출발했던 「풀바람시스템」(대표 김지호)도 세계 네트워크 게임시장 공략을 목표로 오는 11일부터 홀로서기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97년 8월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간 네트워크 게임엔진 「백두1호」와 11월 개발완료한 「아크메이지」에 이어 올 연말에는 3차원 그래픽 머드엔진 「백두 2호」의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모기업인 마리텔레콤(대표 장인경)도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한 후 우수 벤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머드게임인 「단군의 땅」으로 주목받는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육성센터 IBI(Internatonal Business Incubator)에 지사까지 마련, 이목을 집중시켰다.

3차원 게임 「테이크백」으로 알려진 엑스터시엔터테인먼트(대표 정재욱)와 사이버게이트 인터내셔날, 타스크포스시스템, 옥돌인더스, 리얼타임인주얼, 한국정보처리공사도 홀로서서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들. 나름대로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지난해 박정희 전대통령 CD타이틀을 출시했던 뉴페이지(대표 정용희)와 인터넷업체인 디엠엔정보기술(대표 신재풍)도 오는 3월 졸업을 준비하며 분주한 상태고 비트정보기술연구소와 이니텍, G&G미디어, 두웰시스템 등도 예비졸업자로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

비상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국의 컴퓨터, 통신산업의 미래를 걸어볼 만하다.

<김종윤, 김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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