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벼랑에선 부품업계 다시 한번 뛰자 (16);자가 브랜드

인텔의 펜티엄, 소니의 워크맨, 3M의 스카치테이프 등은 하나의 브랜드가 그 제품의 대명사가 되버린 것들이다. 또 이들의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믿고 살수 있는 제품, 고급제품, 심지어 타사 브랜드를 저급품으로 여기게 할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단일권화되면서 브랜드의 가치는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제품의 품질, 가격 못지않게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다. 미국 피낸셜 월드는 코카콜라의 브랜드 자산가치를 4백34억달러로 평가했다. 코카콜라의 브랜드를 사기위해서는 4백34억달러를 지불해야 하며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예기다.

국내 전자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을 거듭, 세계 5강에 진입했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이같이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제품은 없다. 이는 그동안 국내업체들이 자사 브랜드 매출보다는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의 매출에 치중해왔으며 그나마 자가브랜드의 마케팅 활동도 단순 판매활동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한 잡지사와 마케팅 조사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미국의 유명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국산 전자제품은 단 한 품목도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1백대 제품에 꼽히지 못했다.

국내 업체들이 수출하는 OEM 공급 가격은 많게는 판매가의 70%에서 적게는 30%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표값으로만 최고 70%이상의 판매가가 오르는 것이다.

자가 브랜드를 갖자는 것은 제값받기 차원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국내 전자산업은 기술적인 진보를 거듭, 세계적인 제품과 비교해 손색없는 수준에 도달한 제품도 적지 않다. 그러나 브랜드 파워면에서 열세여서 제값받기는 물론 채산성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브랜드파워가 꼭 제품의 질과는 일치하지 않으나 브랜드 파워를 갖기 위해서는 제품의 질,사후서비스, 치밀한 고객지원 등이 밑바탕이 되야한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까지는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사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해 온 것은 사실이다. 특히 가전업체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올림픽후원사로 등록하거나 LG전자가 월드컵 후원사로 나서는 등 활발한 이미지 제고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전업체에서 시작한 자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 움직임은 이제는 부품업체로도 확산되야 할 시점이다. 인텔이 IBM 못지않게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듯이 일반부품으로도 무라타, TDK 등 관련업계에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이 존재하고 있다.

소니가 현재의 브랜드 파워를 갖기 위해 투자한 기간은 무려 20년이 걸렸다고 한다. 국내업체들이 이러한 브랜드 파워를 갖는 것은 아직은 먼훗날 이야기일지는 모르지만 점차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이겨나가기 위해서도 당위로 다가오고 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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