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인력 해외유출 심각

국내 반도체 업계 인력의 해외유출이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잇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하락 등 반도체 경기가 침체국면에 들어선 지난 96년말부터 반도체 인력의 해외 유출이 러시를 이뤄 메모리 반도체의 선진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수십명의 연구원이 미국과 대만 등 외국기업으로 자리를 옮긴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업체들은 국내 메모리반도체의 공정기술이 세계 최고인 점을 노려, 국내외 헤드헌터 등을 이용, 10년차 이상의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받는 급여보다 훨씬 많은 10만달러 이상의 연봉과 좋은 연구환경 등을 제시하면서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던 선임연구원 K모씨는 지난해 7월 국내에서 활동중인 한 헤드헌터로부터 10만달러의 고액 연봉을 제의받고 미 새너제이 있는 한 업체로 자리를 옮겨 근무중이다. K씨는 『회사를 그만둘때 이 분야의 노하우를 인정받을 수 있는 10년차 이상의 연구원 가운데 이미 30여명이 해외로 빠져나간 뒤였다』면서 근무를 위해 미국 새너제이로 자리를 옮겼을 때 함께 활동하던 동료연구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씨는 『고민을 많이 했으나 연구환경과 각종 대우 등을 감안해 미국행을 결정했다』면서 『초기에는 비메모리 인력에 스카웃 제의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기술이 합쳐지는 추세여서 메모리쪽 인력의 스카웃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같은 회사에서 D램 반도체 연구원이었던 H모씨도 지난해 봄 10만달러의 연봉을 제시받고 새너제이에 있는 한 비메모리반도체 회사로 자리를 옮겨 근무중이다. H씨는 『연봉뿐 아니라 이사 비용과 이민에 필요한 여러가지 문제를 스카웃하는 회사가 모두 해결해 줘 국내 다른회사로 옮기는 정도의 수고 만으로 미국회사 근무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기술인력 일부도 미국이나 대만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업계관계자는 설명했다.

업계는 특히 대만의 경우 고액 연봉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스카웃제의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연구인력보다는 기획이나 마케팅인력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들어 연구인력들의 움직임도 간간이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이들 인력의 해외유출을 통한 기술 이전 등을 막기위해 각종 대책을 마련중이지만 현재로서는 이들을 붙잡을 수 있은 법적, 제도적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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