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LG 등 그룹사들이 지난해 경쟁적으로 사업참여를 선언했던 광대역 위성 프로젝트의 추진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이들 그룹사는 사업참여 당시 보였던 의욕적인 자세에서 한발 물러나 원점에서 다시 광대역 위성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선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치면서 앞으로 몇년간 지속적으로 투자할 자금여력이 없을 뿐더러 그룹사간 과열경쟁으로 인한 중복투자라는 안팎의 곱지 않은 눈길 때문이다.
실제로 위성통신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전략사업이다. 위성을 쏘아올리는 데만 평균 50억달러 이상의 돈을 들여야 하며 사업형태도 국제적인 컨소시엄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위성사업은 「자본력 싸움」이라 불릴 정도로 막대한 초기자본금이 필요하다.
특히 기술력이 취약한 국내업체들의 여건을 고려할 때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초기 설립멤버에 참여해야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적지 않은 자본금을 쏟아 부어야만 한다. 지금과 같이 국제적인 신인도가 떨어지고 자금여력이 허약한 상황에서는 「중도하차」라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제 시작단계인 국내 위성통신사업을 고려할 때 자칫하면 돈만 투자하고 들러리로 전락할 우려마저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재검토의 주된 이유로 꼽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광대역 위성 프로젝트는 범세계 저궤도 위성이동통신(GMPCS)에 이은 차세대 위성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GMPCS가 무선호출, 음성, 팩스 등 제한적인 협대역서비스에 그치고 있는 반면 광대역 위성 프로젝트는 고속 인터넷,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서비스가 가능한 21세기 유망사업이라는 것이다.
특히 기존 위성서비스의 경우 주파수대역이 낮은 Ku밴드를 사용하지만 광대역 프로젝트는 Ka밴드를 사용해 지상 광케이블 수준의 통신품질을 갖는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광대역 위성 프로젝트는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IMT 2000에서 위성계를 담당할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그룹사가 쉽게 포기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에 대비한다면 기반기술 확보차원에서도 광대역 위성 프로젝트는 놓칠 수 없는 전략분야라는 얘기다. 지난해 앞다퉈 사업참여를 선언했던 것도 이같은 배경에 기인한다.
현재 국내에서 추진중인 광대역 프로젝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도하는 텔레데식(Teledesic), 휴즈(Hughes)사의 스페이스웨이(Spaceway), 록히드마틴사의 아스트로링크(Astrolink) 등 3개다.
이 가운데 현대가 텔레데식 프로젝트에, 삼성과 LG가 각각 스페이스웨이와 아스트로링크 프로젝트에 사업참여를 선언하고 투자자본금, 사업범위 등 세부적인 사항을 추진해왔다. 이들 프로젝트는 대부분 2000년 전후에 상용서비스 시점을 잡고 있어 국내 참여업체는 아무리 늦어도 올 상반기까지 최종 참여여부를 통보하고 초기자본금을 납부해야 한다.
최근 IMF 등 이런저런 악재 때문에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업체가 과연 광대역 위성 프로젝트사업 참여여부를 어떻게 매듭지을지 위성통신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강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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