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원가상승 소비자 부담 줄여라]

『원자재가의 상승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

요즘 가전업계가 사업구조조정 다음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원자재가격의 폭등에 따른 가전제품의 가격인상문제다. 주방의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보온밥솥, 가스레인지 등은 기본물량이 많은 주 조리기기라 비록 1%일지라도 가격변동 요인이 발생하면 판매량과 매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원가상승요인을 따지자면 적어도 30%가량은 가격을 올려야만 기존의 마진을 보장받으면서 판매를 지속할 수 있지만 이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오히려 그 여파는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이어져 매출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가전업계는 최근 품목별로 5~15%까지 가격을 인상한다는 기본방침을 정해놓고 가격의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면서 유통질서를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IH압력보온밥솥,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등 가격인상요인이 크게 발생한 품목들을 놓고 「기존 모델은 단종시키고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을 인상할 것인지」, 「예전 모델들을 기획상품으로 대체하고 신모델의 가격을 새롭게 정해 정상가로 판매할 것인지」, 「적자모델을 줄여 원가상승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할 것인지」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면서 탈출구를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양매직은 상승된 원가를 전제품에 일괄적으로 반영시키도록 했으나 이를 각 부문에서 「고통분담」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 예를들어 전 제품의 소비자가격을 10%정도 올린다고 정한다면 우선 공장 출하가격을 7∼8%정도 올리면서 재료비 상승분을 반영하고 물류, 포장, 광고 등 재비용 상승은 영업마진을 기존보다 5~6% 줄여 대리점들도 이를 감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각각의 방법들도 소비자가의 인상으로 전체 시장이 축소되고 매출이 줄어드는 최악의 경우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가가 너무 올라 요즘 같아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다』며 『불가피하게 가격인상을 하지만 환율이 안정되지 않고 상황이 너무 급변하고 있어 예년처럼 제대로된 매출계획을 세울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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