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형 경영
한때 욱일승천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뻗어 나갔던 태일정밀그룹. 컴퓨터헤드로 출발, 4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태일정밀은 결국 과다하게 부풀렸던 몸짓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라는 불명예를 안고 세인들의 관심속에서 멀어졌다.
태일정밀은 우리 재벌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다 결국 쓰러진 것이다. 이 회사처럼 실패한 기업들 대부분이 차입경영과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부도를 내고 있다.
여기서 우리의 중소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도 재벌들의 흉내를 내면서 몸짓부풀리는 외형성장경영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것.
성공한 기업들의 모습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경영을 해나가야 하는지를 찾아 볼 수 있다. 브라운관의 방폭테이프를 생산하고 있는 신화물산은 성공케이스에 들어 맞는다.
브라운관의 방폭테이프 하나로 지난해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브라운관 분야에서는 거의 독점적인 위치를 구축하면서 인덕션쿠커라는 전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업체는 다른 업체와는 달리 단시일내에 승부를 보기보다는 기술개발부터 시작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올 한해 2백만달러를 수출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수원부사장은 『방폭테이프에 이어 새로운 사업으로 인덕션쿠커를 선택하면서 제품개발에 이어 생산에 이르기까지 수년이 걸렸다』면서 『도중에 대만산의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 업체들은 결국 이 사업에서 손을 뗏지만 한번 선택한 일이었기에 끈기를 갖고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도중에 수차례 포기하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자체 개발에 열의를 갖고 나선결과 아직도 미흡하지만 그래도 미국에 수출하고 인도에 기술을 제공, 로열티를 받는 등 외국업체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인다.
칩세라믹부품전문업체인 세라텍도 성공한 케이스. 노이즈대책용 부품하나로 지난해 2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업체도 기술 하나를 중시, 일본 무라타, TDK, 다이요우덴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있다. 이 업체는 전체매출의 55%가량을 일본에 직수출하고 있으며 매출 대비 20%에 가까운 순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오세종사장은 『요즈음같은 IMF한파에서도 기술개발에 투자를 조금도 줄이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도 매출액 대비 15%선을 기술개발에 투자, 대용량 MLCC, 칩배리스터 등 첨단 칩 부품 개발을 완료하고 생산을 준비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뿐아니라 오래된 기업들도 모두 마찬가지다. 미국의 아리에드 제우스는 최근 출간한「살아남은 기업」에서 「1백년 이상 장수한 기업들은 거창한 생존전략보다는 기술을 중시하며 특히 끊임없이 변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업체들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 몸짓을 부풀릴 경우 요즈음 같은 IMF시대에는 살아남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중소기업체들도 이제부터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성공한 업체들의 예에서 알수 있듯이 자신만의 기술력을 갖추면서 내실 경영을 다져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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