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전업계 수출 촉진대책 급하다

국내 산전업체들이 대대적인 군살빼기와 함께 해외시장 집중공략에 나섰다는 보도다. IMF(국제통화기금)체제가 몰고 온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긴 하나 그동안 내수시장을 놓고 이전투구하던 「우물안 개구리식」 영업형태에서 탈피,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조치라 아니할 수 없다.

사실 국내 산전업계는 건설 등 수요산업의 호황으로 연간 30% 이상 급성장하면서 방만한 경영을 해왔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대다수 업체가 힘들고 어려운 해외시장 개척보다는 내수시장 주도권 다툼에 열을 올렸고 국산화보다는 외산제품 도입판매에 주력, 세계가 인정하는 「명품」은 고사하고 외국 산전업체와 어깨를 견줄만한 제품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물론 초창기 유연했던 조직에도 군살과 기름이 덕지덕지 끼는 등 탄력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대다수 기업이 「자리 만들기」 경쟁이라도 벌이듯 과, 부, 실, 담당, 본부장, 사장 등으로 조직을 세분화시킴에 따라 결재기간이 길어지는 등 신규사업 진출시기를 놓치기 일쑤라고 한다.

이와 같이 몸체를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대해진 조직을 추스르고 탄력성과 유연성을 되찾겠다는 게 이번 조직개편의 골간이다. 과, 부, 실을 하나의 팀으로 묶고 지금까지 제품 중심으로 편성됐던 조직을 시장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대표적인 산전업체인 LG산전이 「대팀제」로 전환한 것을 비롯, 삼성전자 정보통신본부 시스템영업사업부가 제품별로 나누어졌던 영업조직을 시장중심으로 개편했으며, 현대정보기술은 2부문 10본부 21사업부이던 사업조직을 5본부 16팀으로, 농심데이타시스템은 11개 사업본부 28개 팀을 5개 사업본부 16개 팀으로 통합해 조직에 탄력성과 유연성을 불어넣었다.

아울러 내수시장을 놓고 아귀다툼을 벌이던 영업형태에서 탈피, 경쟁의 장을 해외로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동남아 및 중국시장 공략에 주력해 온 LG산전은 수출시장 확대가 기업사활과 직결된다는 판단 아래 올 중점 추진과제로 「수출 더하기」 「해외법인의 경영활성화」 「비용투입의 최적화」를 선정, 싱가포르, 미얀마, 필리핀 등 동남아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러시아 등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내수시장에 치중해 오던 현대정보기술도 올해를 「해외시장 공략의 해」로 정하고 다각적인 수출촉진책을 마련중이라고 한다. 현대는 해외시장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개발한 인텔리전트빌딩시스템(IBS)과 세계 최초로 개발, 이미 미 해군에 납품한바 있는 선박엔진 예측진단시스템(HITDS)을 주력기종으로 내세워 중국, 동남아, 미주, 유럽지역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랜디스기어코리아, 나라계전, 중앙소프트웨어 등 중소 산전업체들도 IMF한파로 얼어붙은 내수시장에서의 매출손실을 수출시장에서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뒤늦었지만 산전업계의 해외시장 공략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경제위기에 직면한 국가와 기업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은 수출밖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시장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세계적인 산전업체가 오래전부터 구축한 옹벽의 틈새를 파고 들어야 하며 자국 산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견제도 뚫어야 하는 등 일개 기업의 힘으로 돌파해 나가기 어려운 걸림돌이 많다. 특히 각국의 사회기반시설 투자계획과 직접 맞물리기 때문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올들어 부쩍 수위가 높아진 산전업계의 해외시장 공략의 성패는 정부와 기업의 공조체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 정부에서도 경제난 극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산전업계가 해외시장에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대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세제지원은 물론이고 해외시장 진출시 걸림돌이 되는 장애물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책이 수립되길 바란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