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 말부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기가비트이더넷이 올들어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기가비트이더넷은 막연히 「기존 1백Mbps급 고속 이더넷보다 10배 향상된 성능을 보유한 근거리통신망(LAN)」이라는 것밖에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한국쓰리콤 등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최근 본격적으로 홍보활동에 나서면서 기가비트이더넷의 베일이 하나 둘 벗겨지고 있다.
업체들이 설명하는 기가비트이더넷은 초당 1기가비트(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LAN으로 고속 이더넷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고속 이더넷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관리도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단지 다른 점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매체(케이블)의 형태가 바뀐다는 것이다. 고속 이더넷이 카테고리5 무피복쌍선(UTP)을 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기가비트이더넷은 광케이블을 널리 사용한다.
기가비트이더넷이 사용할 수 있는 케이블의 종류는 멀티모드(MM) 광케이블, 싱글모드(SM) 광케이블 및 기가비트이더넷용 UTP와 피복쌍선(STP) 등 4종류다. 이에 따라 기가비트이더넷의 종류도 1000BaseLX(MM, SM), 1000BaseSX(MM), 1000BaseT(UTP) 및 1000BaseCX(STP)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광케이블의 경우 MM과 SM은 광파장의 길이에 따라 구분되는 것으로 SM이 MM보다 데이터를 더 멀리 보낼 수 있고 두배 이상 가격이 비싸다.
기가비트이더넷의 가장 큰 단점으로 인식되는 데이터 전송거리의 제한은 케이블로부터 연유된다. 흔히 LAN 백본 분야에서 기가비트이더넷과 맞수로 불리는 비동기전송방식(ATM) LAN이 전송거리 제한이 없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약점이다.
한 빌딩내에 기가비트이너넷을 구축하는 경우 이러한 거리제한은 실제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반경이 최소 몇 ㎞에 이르는 캠퍼스 LAN을 구축할 때 기가비트이더넷의 한계는 치명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업체들은 전송거리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 기가비트이더넷 스위치를 권장한다. 과거 이더넷 등에서 데이터 전송거리를 늘리기 위해 리피터를 사용한 것과는 다른 구성방식이다. 업체들은 데이터 전송속도가 워낙 빨라 단순한 기능의 리피터로서는 이를 지원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기가비트이더넷이 기존 이더넷 계열 LAN과 또 다른 점은 인코딩, 디코딩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 이것은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하기 위해 데이터를 압축, 복원하는 것으로 OSI 7계층 가운데 물리계층에서 이루어진다. 물론 코딩기술의 차이에 따라 데이터 전송속도도 차이가 난다. 현재는 8B/10B급이 사용된다.
네트워크업계는 올해 이같은 특성을 지닌 기가비트이더넷이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이 맞아떨어지는 데 난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당장 ATM이 기가비트이더넷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 1백Mbps급 고속 이더넷 회선을 여러개로 묶어 최대 8백Mbps의 전송속도를 보장하는 고속 이더채널 LAN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는 그러나 ATM의 경우 기업 네트워크에 떠다니는 멀티미디어 데이터의 전송량이 그리 크지 않아 시장을 장악하기 쉽지 않으며 고속 이더채널은 극히 소수의 업체만이 내놓고 있어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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