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광장] 산학협동 「IMF 추위」 탄다

IMF한파로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지원받은 대학의 각종 연구출연금이 대폭 줄어들었거나 연기되면서 산학협동에 비상이 걸렸다.

대학들은 자체적은 재정지원이 빈약해 외부로부터 연구지원금을 받아 연구활동을 해왔는데 IMF한파로 정부의 긴축예산과 경영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결과가 불투명한 연구지원금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등 대학 이공계 연구실의 경우 새로운 산학협동 연구계약 규모가 지난해보다 30%이상 크게 떨어졌고 그나마 약속했던 지원금마저 작년 말부터 끊어져 실험기자재 등을 구입하지 못해 실습을 줄이고 이론교육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들어 공대의 경우 각 학과와 연구소 등에서 계약하기로 했던 6억원 이상의 프로젝트 10여건이 기업경영 악화로 무기한 연기돼 당초 계획했던 각종 실험장비 구입도 전면 보류한 상태다.

전기공학부의 한 교수는 『지난해까지는 현대 · 삼성 · LG · 대우 등 대기업이 한해 2백억원 가량의 산학협동 자금을 지원해 왔지만 올해는 30% 이상 줄어든 상태』라며 경제위기를 넘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기술개발인데 기술투자가 위축돼 안타까워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한달 평균 산학협동 프로젝트로 40억원 정도를 유치해 왔으나 IMF한파 이후 30% 이상 줄어들었으며 삼성 · 현대 등 4대 기업으로부터 지원받아 신축중인 「연세공학연구센터」도 공사비 4백4억원 가운데 2백70억원만 지원받아 공기를 늦출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대학 전자공학과의 한 교수는 지난해 11월 대기업으로부터 받기로한 연구지원금 1억4천만원을 2개월이 지나도록 받지 못하고 있어 연구활동에 필요한 실험기자재를 구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숭실대도 97년 12월 LG그룹에서 40억원을 출연, 교내에 「벤처기술원」을 설립키로 했으나 IMF한파로 조인식을 늦출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서울여대 컴퓨터과학과 김명주 교수는 『지난해 말 교육부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실습기자재 구입비용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구입키로 했던 빔프로젝트와 음향기기의 수입가격이 배이상 뛰어 많은 손실을 보았다』면서 『현재와 같은 경기상황에서는 추가 실습기자재 구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부로부터 지원금이 중단되거나 늦춰지면서 대학들은 실습교육을 이론으로 대체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면서도 심각한 경기불황 속에서 속시원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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