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6M와 64MD램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일본, 대만 등 해외 D램 생산업체들이 신규 시설투자를 대폭 축소하거나 웨이퍼 파운드리 사업으로 업종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모처럼만에 맞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상승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일본과 대만의 D램 업체들이 최근 신규 라인에 대한 투자를 전면 연기하고 있고 특히 범국가적인 지원을 업고 한국과 일본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대만의 주요 D램업체들은 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를 자제하는 대신 웨이퍼 파운드리 분야로 업종 전환을 적극 추진중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해들어 계속되고 있는 16M 및 64MD램 가격 상승 기조는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2년여간 국내 업계를 괴롭혀온 D램 공급 과잉 현상이 상당부분 누그러질 것으로 보이며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반도체 3사의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일본의 5대 메모리반도체 업체 가운데 선두업체인 히타치사는 올해중으로 가동할 계획이던 12인치(3백mm) 라인 가동을 1년 정도 미룬 것으로 알려졌으며 도시바사가 추진중인 1천3백억엔 규모의 메모리 생산라인 투자도 99년으로 연기됐다.
이밖에 후지쯔와 미쯔비시 등도 98년 공장 확대 계획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파워칩사는 당초 97년말 완공 예정이던 FAB 2의 준공일자를 98년 하반기로 연기했으며 미TI와 대만 에이서사의 합작사인 TI-에이서사도 지난해말 월 2만4천장의 처리능력을 가진 6인치 FAB 1A를 폐쇄했으며 FAB 2설비 투자를 미루고 있어 98년 반도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만업체들은 D램 가격 하락으로 적자가 급격히 누적되면서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최근 D램분야보다는 웨이퍼 파운드리 사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파워칩사는 지난해 말 웨이퍼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 참여한 이후 98년말까지 파운드리의 비중을 전체의 3분의 1로까지 늘려나간다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패키징업체인 TSMC의 자회사인 뱅가드사 역시 모기업과 협조로 파운드리분야에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며 난야사와 모젤-비텔릭사 등도 파운드리분야로의 전환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일본 및 대만 D램업체들이 경쟁적으로 D램 분야에 대한 투자를 자제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D램 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생산기술이 정상화되지 않은 대만업체들의 경우, 주력 제품인 16MD램 가격이 최후 방어선 이하로 급락하면서 채산성이 감내할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D램 분야의 적자를 보전할 수단으로 불가피하게 파운드리 사업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새해 국내 반도체 산업은 반도체 가격 상승 무드와 경쟁업체들의 추가 투자 자제라는 결정적인 호재를 맞고 있는 셈이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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