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전선, 전선 특화 성공으로 IMF한파 극복]

『기술만이 살 길이다. 기술만 확보하고 있으면 위기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충북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 위치한 극동전선(대표 최병철)은 IMF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열기로 가득차 있다.

국내 전선업체 가운데 선박용 전선 부문의 특화에 성공한 이 회사는 IMF한파가 한껏 몰아닥치고 있는 요즈음 남다른 품목에 손을 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극동전선은 지난해 매출 7백70억원 가운데 선박용 전선이 3백50억원으로 전체의 45%를 기록,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선박용 전선은 전세계 물량의 34%를 차지할 정도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 덕택에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매출액 가운데 절반이 넘는 4백억원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물론 이 업체는 선박용 전선 외에 일반 전력용 및 통신용, 기기용 전선 등도 함께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IMF한파는 예외없이 몰아닥치고 있다. 건축경기 부진으로 전선내수가 줄어든 데다 환율상승으로 인해 수입원자재인 전기동의 가격이 올라 원가부담이 2배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동은 이 어려운 시기에도 일손을 놓지 않고 있다. 공장가동률도 70∼80%를 유지하고 있다. 선박용 전선과 함께 LAN케이블, 광케이블 등의 수요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 회사가 선박용 전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80년대 중반. 당시 국내 전선산업은 내수 신규 물량이 줄어들고 있던 추세라 이 회사는 남다른 품목에 눈을 돌려 당시 외국제품이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던 선박용 전선에 투자했다.

현재 극동전선의 선박용 전선 생산능력은 월 2백만m를 넘는데 일반 전선공정이 5, 6개 공정으로 끝나는 데 비해 선박용 전선은 14, 15개 공정을 거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큰 생산규모다.

국내에서는 이 제품을 대규모 조선사인 H사, D사, S사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ISO인증 등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주요 선박 제조국인 일본, 중국 등지로의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선박의 수요는 크게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일본 및 중국의 수요가 피크를 이룰 것으로 전망돼 선박용 전선도 최대의 호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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