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3년 연속 호황을 누렸던 에어컨시장은 올해 급격한 수요감퇴로 90년대 초반의 시장상황으로 되돌아갈 전망이다.
에어컨업계는 올해 에어컨 수요가 최악의 경우 50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무더위가 일찍 다가와 수요가 되살아난다 해도 그 규모는 8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규모는 1백30만여대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시장규모가 최소한 40% 이상 감소한 것이다. 매출규모도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7천억∼8천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망의 밑바닥에는 IMF한파와 특소세 인상으로 에어컨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욕구가 급격히 냉각될 것이라는 분석이 깔려 있다. 에어컨은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경기변동에 민감한 품목인데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애초 올해 에어컨을 장만하려던 상당수 소비자가 구매시점을 내년 이후로 늦출 것으로 보인다. 또 에어컨에 대한 특소세도 10%포인트 올라 제품가격이 인상되면서 소비자의 구매욕구가 급격히 시들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컨업계 관계자들은 『올해와 같은 시장여건에서는 가격인상이 소비자의 가격저항을 불러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구매 포기사태를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어컨은 지난해까지 컬러TV를 제치고 2년 연속 가전 최대 품목의 자리를 지켰는데 올해 그 자리를 내줄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판매감소와 함께 에어컨의 채산성도 급격히 떨어질 전망이다. 에어컨업체들은 제품가격을 올리면서 특소세 인상분만 반영하고 최근 20∼30% 정도 오른 원부자재의 가격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에어컨업체들은 저마다 심각한 원가상승 압박에 시달릴 전망이며 일부 제품의 경우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에어컨업체들은 모델수를 절반 이상 줄이면서 공급량을 크게 축소하는 등 사업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에어컨의 수출환경도 내수와 마찬가지로 올해 심각한 부진에 직면할 전망이다.
에어컨업계는 올해 국산 에어컨의 수출물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쟁사인 일본업체들이 동남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저가 제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장공세에 나서면서 해외시장에서 국산 에어컨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중국업체를 비롯한 현지 업체들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국산 에어컨의 해외시장 진출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에어컨업체들은 해외생산을 강화할 방침이지만 내수시장 침체에 따른 해외투자 여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수출감소를 우두커니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이처럼 올해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자 올해 국내 에어컨 생산규모는 2백만대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자본력이 뒤지는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탈락하는 업체들이 등장할 전망이며 지난 1, 2년 동안 거세게 불어닥쳤던 에어컨시장에로의 신규 진출 바람도 올해를 고비로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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