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댄스음악으로 불리우는 곡들은 아무리 음악에 관심이 없는 이라고 해도 쉽게 구별해낼 수 있을 정도의 공통적인 문법을 갖고 있다. 90년대 들어서 그런 경향은 더욱 심해지는데 이것이 클럽 DJ들의 책임인지,다양한 댄스 음악을 수용하는 데 게으른 일반 팬들의 무관심인지는 애매하다.
한국에서는 샘플링으로 점철된 유로댄스 내지는 미국의 흑인 힙합에 기초를 둔 다소 생소한 리듬의 곡들이 댄스음악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자신이 추고 싶은 춤에 맞춘 음악이 제일 신명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다만 그것이 어느 시대냐 하는 면은 잠시 제쳐두기로 하자.
스매쉬 마우스의 음반 「Fush Yu Mang」은 지난 여름 미국을 휩쓸었다. 얼터너티브시대에 갖가지 형상을 띤 록 밴드가 등장해도 이상할 것은 없지만 이름부터 「무지막지한」스매쉬 마우스는 그 중에서도 단연 특이했다.
자메이카의 레게와 카리브 해안의 여러 민속음악에서 두루 영향을 받아 생겨난 음악장르가 바로 스카(Ska)라는 것인데,한국에서는 지난해 노 다우트가 크게 인기를 끈 이후 소개되기 시작했다. 레게와 록을 섞어놓은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텐데,정작 노 다우트도 록 발라드 「Don’t Speak」가 각광받아 스카가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던 서브라임도 스카의 아주 좋은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스매쉬 마우스가 그 바톤을 이어받고 있다.
스매쉬 마우스는 초창기 록에 바탕을 두고 복고풍 음악을 시도하는데,최대 히트곡인 「Walkin’ On The Sun」을 배경설명이 없이 듣는다면 『이 곡이 과연 90년대의 음악일까』라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룹 워의 옛 히트작 「Why Can’t We Be Friends」도 능청스럽게 잘 소화를 해내고 있어 듣다 보면 이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새너제이 출신의 이 4인조 밴드는 실리콘 밸리의 창업자들과 유사한 이유로 차고에서 「작업」을 시작해야만 했다. 넘치는 장난끼를 「무식해」보이는 인상으로 버무려 놓은 것같은 이들은 음악도 외모처럼 시도하고 있다. 요란하게 들리는 사운드 너머로 스카음악의 공통점인 아름다운 멜로디를 잘 찾아낼 수 있다면 스매쉬 마우스의 음악을 제대로 감상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댄스음악에 대한 시각을 스매쉬 마우스를 통해 바꿔보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박미아, 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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