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PP도 구조조정 바람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사(PP)들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PP들은 IMF시대를 맞아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 금지와 계열사로부터의 광고지원 격감으로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사업부문의 통합, 인력감축, 예산삭감 등 구조조정 작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미 삼성영상사업단이 케이블TV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 5일 영화채널인 캐치원과 다큐멘터리 채널인 Q채널을 「케이블TV사업부」로 통합, 양채널에서 별도로 운영해왔던 마케팅 및 구매 관련 부서의 인원 및 업무를 일원화했다.

삼성영상사업단은 이와 함께 정부가 MPP(복수채널 운영사업자)를 전면허용할 경우 현재 삼성물산 소속인 캐치원과 제일기획 소속인 Q채널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해 MPP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방송(HBS)은 작년 말 27명의 인원을 감축한데 이어 프로그램 편성내용을 IMF체제에 맞게 긴급개편해 이달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방송은 작년 하반기부터 그룹 계열사인 KMTV(음악채널)와의 통합설이 꾸준히 나돌아 왔는데 특히 최근들어 그룹측에서 현대자동차-현대자동차서비스, 현대건설-고려개발 등 동일업종의 통합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방송과 KMTV간 통합문제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외국어 채널인 아리랑TV는 작년 말 조직을 개편, 집행부서와 이사회를 분리했으며 비상임이사의 수도 종전의 32인 이내에서 12인으로 대폭 줄였다. 이와 함께 상임감사직을 신설, 감사기능을 크게 강화했으며 계약직을 중심으로 10여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여성채널인 동아TV 역시 최근 별도로 분리돼 있던 제작부문과 기술부문을 제작국으로 통합했으며 10여명의 인원을 감축, 조직을 슬림화했다.

이밖에도 마이TV, 다솜방송 등이 인원을 감축했으며 어린이채널인 대교방송이 (주)대교로 통합됐다.

이같은 구조조정 바람은 지난 9일 공보처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케이블TV사업자간 교차소유를 전면 허용키로 하면서 PP업계 전반의 구조개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계상황에 처해 있는 PP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동일한 장르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PP간 통합이나 MPP의 등장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K-TV, 아리랑TV, 스포츠TV, TTN(교통관광TV), OUN(방송통신대 TV) 등 공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채널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공공채널의 구조조정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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