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업자 수가 1백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현재의 취업난을 헤쳐나가고자 전문강좌를 찾는 실속파 신세대들이 늘고 있다. 취업 재수가 곧바로 취업 탈락으로 이어지고, 명퇴, 황퇴가 일상적인 단어가 돼버린 지금의 경제상황에서 웹, 게임 등 전문화한 학원의 문을 노크하는 신세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학원을 수강하는 이들 신세대의 행태는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무계획한 선택에서 벗어나 미래설계가 가능한 직업을 좇고 있다. IMF시대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컴퓨터, 인터넷 등 다소 막연한 강좌를 기웃거리기보다는 구체적인 강좌를 찾아 수강하고 있다. 이는 높은 수강료를 헛되게 낭비하지 않겠다는 현실적인 측면도 강하지만 그보다는 확실한 보직을 희망하는 신세대다운 발상이 담겨 있다.
신세대들은 전문 직업인이 되기를 희망한다. 지난 80년대 후반 전문직 선호열기가 90년대 들어 사회안정 등으로 주춤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 불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신세대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강좌는 아직까지 컴퓨터 디자인분야다. 컴퓨터 디자인은 독립적인 영역이면서도 자기의 개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어 신세대들이 매력을 느낄 만하기 때문이다.
DTP나 MIDI 강좌 등에도 물론 수강생은 늘고 있다. 이대 앞 본원을 비롯, 종로, 영등포, 강남 등지에 분원을 두고 컴퓨터 그래픽 등 컴퓨터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중앙컴퓨터 아트스쿨에는 최근 들어 수강생이 몰리고 있다.
이 회사의 장주연씨는 『최근에는 학력을 막론하고 수강생이 늘고 있는데 대개는 컴퓨터 비전공자로 취업난을 실감케 한다』면서 『고등학교 재학생에서부터 대학 졸업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고 밝힌다.
그는 특히 최근 들어 멀티미디어 관련강좌나 웹디자인 강좌가 붐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까지 졸업생을 모두 합해도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던 웹디자인 강좌는 수료 후 실무경험을 얻고 나면 취업은 물론 창업도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대의 발길이 이어지는 또다른 강좌로는 게임분야를 들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마니아들이 몰리는 게임분야는 창업률이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IMF시대에서의 환율급등이 국산게임 개발의 원천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최근 1년 동안 강남에 자리잡고 있는 게임스쿨에는 수강생이 폭증하고 있다.
『창의성 높은 젊은이들이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게임분야』라고 강조하는 게임스쿨의 김희경 팀장은 『상상력을 구체화하고 싶은 신세대의 참여를 바란다』고 강조한다. 엔케이 디지털이 운영중인 게임스쿨이 배출한 수강생으로는 「카르마」로 명성을 얻은 드래곤 플라이 등이 있다.
이밖에 애니메이션부문도 취업을 넘어서 프리랜서로 활동할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다.
신세대들은 아무래도 경제위기 상황을 직접 체험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계층보다 자신의 진로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신세대들은 결국 나름대로 실속있는 방법으로 현재의 난국을 헤쳐갈 수밖에 없다. 그 방편이 바로 웹, 게임 등 특화한 전문 컴퓨터분야인 셈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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