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가 경제학 박사가 되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IMF시대에 접어들면서 수출을 주업으로 하는 회사들이 그나마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고 수입업체들과 국내의 멀티미디어업계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누구나가 정부를 탓하며, 허리띠를 너도나도 질끈 동여매는 이 즈음에 멀티미디어업계의 사람들을 만나 현 시국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과연 국내 멀티미디어업계가 이러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것이 당연한 귀결인가 하는 것이다. 누구나가 인터넷을 이야기하고 누구나가 멀티미디어를 이야기하는 때다. 이러한 멀티미디어시대의 전제라는 것이 당연히 세계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받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8비트 컴퓨터로 시작을 했던 잡스와 워즈니악의 애플사가 매킨토시라는 컴퓨터를 만들면서 DTP(DeskTop Publishing) 시대를 열었으며, 휴렛패커드사는 DTP시장을 공략해 누구나가 PC로 DTP를 당연시 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한몫을 했다. 이러한 DTP를 이어 PC가 나아가게 될 곳은 어디일까. 현재의 동향을 보면 디지털 포토가 그 뒤를 이을 것임을 알 수가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의 판매가 1년 만에 1천만대를 돌파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한데 이러한 디지털 카메라의 급속한 보급 추세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하드웨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미비한 실정이다. 디지털 카메라 전용 리터칭 소프트웨어, 앨범 소프트웨어 등은 시장공략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으며 디지털 포토가 범세계적으로 급속 확산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의 멀티미디어업계가 이러한 시장을 공략해 마치 매킨토시가 시작했던 DTP의 개념을 적극적인 시장공략으로 정착시킨 휴렛패커드처럼 되는 것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라 본다.
국내의 멀티미디어산업 가운데 그나마 환율에 따른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은 그래픽보드와 DVD보드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라 할 수 있겠지만 이것만으로 안주하기에는 전세계의 멀티미디어 틈새시장이 아직도 많이 있으며, 국내의 기술력으로 공략을 할 만한 아이템도 많이 남아 있다.
이미 작년에 그 부가가치를 상실한 백색가전은 더 이상 세계시장에 대한 메리트를 상실했으며 정보단말기만이 간신히 그 사이에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전자 관련 모든 부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고부가가치산업임은 시대의 요구이며 우리 앞에 놓인 단 하나의 길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 시대를 맞이해 어찌보면 모든 비즈니스의 시작과 끝이 인터넷이라 할 수 있으며 전세계적인 공룡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법원의 독점금지법 위반의 철퇴를 맞으면서까지 인터넷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현 상황을 보며 과연 국내의 멀티미디어업계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국내의 수많은 영세 멀티미디어업체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틈새시장을 노린 부가적 솔루션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고, 과연 각각의 멀티미디어업체들은 자신들이 가진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어떠한 솔루션을 개발할 것인가에 대해 숙고해 우리 앞에 열린 세계의 시장으로 진출할 때에만 기업경제와 나아가서는 국가경제에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손동수 게이브미디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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