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생산액이 지난 92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9일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잠정 집계한 지난해 공작기계 생산액은 8천5백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매년 30% 이상 신장세를 지속하면서 견인차 역할을 했던 수치제어(NC) 공작기계 생산액이 전년보다 무려 17.2% 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5년 만에 공작기계 생산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자동차, 전기, 전자 등 국내 공작기계의 주 수요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된 데다 하반기들어 대(對)달러 엔화의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 및 엔화에 대한 원하가치 하락으로 CNC(컴퓨터 수치제어) 장치 등 핵심부품 수입부담이 가중돼 결국 수출시 가격 경쟁력 상실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한보, 삼미, 기아 등 잇따른 대기업의 부도로 금융기관의 대출 및 신용보증 심사가 크게 강화되고 국산기계 구입용 외화대출자금 등 정책자금 공급도 부진해 중소 수요업체들의 설비투자 의욕이 더욱 위축된 데다 IMF 사태까지 겹쳐 신규투자 마인드가 경색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대우중공업 등 수출에 주력했던 일부 업체는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생산이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으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단품수요가 크게 감소한 대신 해외 현지셍산 자동차 라인 증설 등으로 시스템 라인의 부대수출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품목별 현황을 보면 CNC선반과 머시닝센터를 포함한 금속 절삭식 기계는 전년에 비해 13.2% 포인트 감소한 7천5백4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도며 프레스 등 금속성형기계는 전년 대비 9.9% 포인트 감소한 9백60억원에 머물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와 관련, 협회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전 산업의 설비투자 전망은 전년 대비 13.8% 포인트 감소하고 공작기계의 주요 수요산업인 제조업의 설비투자는 무려 23.4% 포인트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지난해보다도 낮은 생산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단지 설비투자는 줄어들어도 생산성 향상 및 경쟁력 강화와 관련된 자동화설비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올해 공작기계 업체들은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경영목표를 정하고 수출 확대에 주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생존전략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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