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총체적 난국」.. 환율폭등 · 특소세 인상

지난해말부터 폭등한 환율과 올 연초 단행된 일부 가전제품에 대한 특소세 인상이 가전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아남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전년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치솟은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의 영향으로 그동안 달러베이스로 해외에서 조달해온 핵심부품의 가격이 50%∼1백%가량 인상되자 내수물량에 대한 생산계획을 재조정하거나 수출위주로 사업전략을 수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완제품 생산시 외산부품의 비중이 큰 33인치 이상 초대형 TV와 프로젝션 TV 및하이파이 오디오, 패키지 에어컨 등 고부가 제품의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가전업체들의 사업목표에도 적지않은 타격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33인치와 37인치 초대형 TV의 경우 핵심부품인 컬러브라운관(CRT)을 포함해 수입부품의 원가비중이 30%를 넘고 있으며 교단선진화 작업으로 총 20만대 가량의 교육용 특수가 예상되는 프로젝션TV 역시 CRT, 초소형 LCD패널, 램프 등 해외에서 조달해야하는 부품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하고 있다.

또한 프로젝션TV는 올 초부터 특소세가 30%로 인상되어 최소한 가전업체들은 원가상승분을 포함해 최소한 20%이상의 소비자가격 인상 압력을 받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특소세 인상분만을 반영한 상태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인 교단선진화 2차납품 물량의 가격을 상향 조정해줄 것을 정부측에 요청할 예정이며 일부 업체는 적자를 보는 상태에서는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대형TV와 프로젝션TV의 국내 판매량이 크게 위축될 것에 대비해 이들 제품의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오디오업계는 하이엔드, 하이파이 오디오 등 고가 제품의 경우 수입부품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 환율 급등으로 수입 부품가격이 올라 신제품운용전략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아남전자, 태광산업 등 하이엔드 오디오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이에 따라 이미 구입한 부품을 채용한 오디오의 가격은 현재와 같이 유지할 계획이지만 앞으로 추가 수입할 부품이 채용된 제품에 대해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오디오 업체들은 고가 오디오의 경우 제품 신뢰성을 높이기위해 외산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부품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신제품 출시는 물론 전반적으로 고급 오디오 시장 자체가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룸에어컨에 비해 수익성이 큰 패키지 에어컨의 경우 국내업체들이 그동안 이 제품의 핵심부품인 스크롤 컴프레서와 마이컴 등을 미국과 일본에서 상당량 조달해왔으나 특소세 인상분에 부품원가 인상분이 누적될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내수생산물량을 20∼30% 가량 줄임과 동시에 가급적 국산부품의 채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가전업체의 관계자들은 『지난해 조달한 부품재고가 앞으로 1∼2개월안에 바닥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2분기 이후는 사업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형오·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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