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에 이어 내수판매량이 10만대 이상 줄어든 VCR는 올해도 하향국면을 면지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위성과외 특수가 발생해 가전업체들의 내수판매에 적지않은 도움이 됐으나 올해는 이럴다할 호재도 없고 신제품 출시와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펼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VCR시장은 연간 85만∼90만대선에서 머물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아남전자 등 국내 VCR업체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익성을 보전하는데 내수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우선 일차적으로 내수, 수출 공용모델의 투입을 늘리고 적자모델의 단종시키는 노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동남아산 일본제품이 기승을 부리자 이에 대응하기위해 출시했던 염가형모델을 크게 줄이고 들이고 염가형 할인매장, 양판점에 공급했던 기획모델 수도 가급적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가전업체들이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대당 50만원이 넘는 6헤드급 이상 하이파이방식의 판매가 늘어야하나 국내 시장에서는 여전히 20만∼40만원대의 2헤드와 4헤드급 판매비중이 높다는 것이 가전업체들의 딜레마이다.
지난해 VCR판매현황을 기종별로 분석해보면 6헤드급 이상(수퍼 VHS모델 포함)은 전체의 22%에 불과한 반면 4헤드급이하는 61%,재생전용 VCR이 17%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보급형 제품이 주력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경기 위축과 환율급등으로 인해 올해 외산 VCR의 내수잠식은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주로 동남아에서 생산된 외산 VCR는 저렴한 가격과 국내 소비자들의 외산브랜드 선호심리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중 내수시장점유율이 10%에 육박할 정도로 기승을 부렸으나 지난해 4.4분기부터 환율이 급등하면서 판매가 급속히 위축되었고 올해안으로 일본산 VCR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조치가 해제된다고 해도 단기간내에 입지를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국내 가전업체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VCR수출은 지난해 11억9천5백만달러로 전년보다 20%가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에는 6억9천2백만달러(전자산업진흥회 96년 11월말 집계)로 전년같은기간보다 39.2%나 역신장했다. VCR 수출실적이 급속이 줄어들고 있는 중국 및 동남아산 저가제품에 밀려 국산품이 입지를 많이 상실한데다 그동안 국내 가전업체들이 인도네시아, 중국 등지의 해외공장으로 생산기지를 대거 이전해 국내에서의 직수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급격한 환율인상으로 가격경쟁력이 많이 회복되어 북미, 유럽시장에서의 실지를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생산측면에서도 국내가전업체들은 그동안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년 해외생산 비중을 크게 높여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올해는 국내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높이는 등 환율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원가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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