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해외전시회 「거품」 뺀다]

국제통화기금(IMF)여파로 내년 국내 가전업체들의 해외전시회 참여와 참관단 파견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가전업체들은 해외홍보 강화하기 위해 각종 해외전시회에 경쟁적으로 대규모 전시관을 만든 것은 물론 세계시장의 동향을 신속히 파악하도록 상품기획, 연구소, 마케팅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을 가급적 많이 파견했으나 내년부터는 경비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전시회 참여와 참관단 파견을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다.

LG전자의 경우 지난 10여년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참가해온 동계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내년부터 본사 차원에서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미주지역에서 AV사업을 제니스에 일임한 상황에서 갈수록 컴덱스(Comdex), 세빗(Cebit)쇼 등과 차별성이 없어지고 있는 CES에 막대한 참가비를 들여 나가는 것은 낭비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 프랑스에서 열리는 백색가전 전문전시회인 콘포텍쇼는 현지법인에서 주관하도록 했으며 미국과 일본에서 열리는 냉동공조전시회의 참관단 규모도 올해 보다 30%가량 줄이기로 했다. LG전자는 앞으로 과시적인 전시회참여를 지양하고 지역단위로 마케팅활동에 도움이 되는 행사에만 선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동계 CES와 콘포텍쇼에 참가는 하지만 각각 미국 현지법인과 프랑스 현지법인이 주관하도록 하고 본사차원의 지원은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본사에서는 디지털 TV와 DVD플레이어 등 핵심적인 제품만 출품하고 참가인원도 연구원을 중심으로 10여명 안팎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우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와 대조적으로 본사 차원에서 CES와 콘포텍에 모두 참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파견인력은 출품제품 설치 및 상담인력 등으로 한정해 올해의 절반수준인 20여명 안팎으로 줄일 계획이다.

가전업계의 전시담당 관계자들은 『가전업체들이 그동안 경쟁사를 의식하거나 주최측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국내외 전시회에 참여하는 경우가 적지않았다』면서 『최근의 경제난이 낭비적인 전시회 참여 관행에 거품을 빼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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