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우편전산망 구축사업이 저가입찰에 따른 후유증과 국내 경제위기로 인한 장비수급 차질로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보통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1백50여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우편전산망 구축사업을 이에 훨씬 못미치는 85억여원에 수주한 H사가 사업에 필요한 필수장비를 기한내에 공급하지 못해 전산망 검수일자가 한달이나 연기되는 등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갑자기 불어닥친 경제한파로 프린터, 모니터 등 주변기기의 수급도 한달 연기된 납기일정에 맞출 수 있을 지 의문시돼 우편전산망 서비스 개시일자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도입된 일부 외산장비 역시 성능을 검증받지 못한 제품들이며 지난 86년 8개 감독국에 설치, 정보통신부로부터 안정성을 인정받은 국산장비와의 호환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9월 조달청 공개입찰을 통해 85억여원의 저가입찰로 사업권을 따낸 H사가 정통부로부터 이미 인정받은 여러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고 대만, 미국 등 저가의 외국 장비를 도입한 것은 출혈입찰에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성능이 검증된 제품을 도입하면 쉽게 해결될 일을 저가에 맞추려고 검토하다 보니 장비수급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정보통신부의 한 관계자 역시 『중앙집중식 금융시스템 전문업체인 H사가 분산시스템 방식의 우편전산망 사업을 따낸 것은 저가입찰방식에 따른 것』이라며 『현재 시스템 검수일자가 연기돼 시스템 테스트가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우편전산업무에 경험이 없는 H사가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주업체인 H사의 한 관계자는 『입찰 당시 예가는 1백3억원이었으며 우리가 85억여원으로 사업을 따낸 것은 입찰관례로 보면 정상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다른 장비의 공급은 원활하게 추진됐으나 모니터, 프린터 업체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아 이들 장비를 구입할 수 없어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하며 『현재 우리가 도입한 장비는 성능면에서 문제가 없으며 이것은 한달후 증명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정보통신부의 우편전산망 구축 사업은 전국 1백여개 감독국과 3천여개 우체국을 네트워크로 연결, 우편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키 위한 프로젝트로 12월 27일 모든 전산망 검수를 완료키로 했으나 H사가 정보통신부 전산관리소에 검수일자를 30일간 연기해줄 것을 요청, 최근 승낙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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