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DB)업계가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DB란 단어 자체가 낯설었던 시기에 사업을 시작한 초기 선발업체들은 내일의 황금시장을 위해 산업의 활성화에 모든 것을 바쳤다.
하지만 SW개발로 시작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들의 거친 도전으로 심하게 비틀거리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대기업들의 시장참여로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여기에서 선발 DB업체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으며 왜 그렇게 경쟁력이 없는 것일까 하는 의문에 생기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초기에 정부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었고 정부기관의 입찰이나 DB 개발용역과 같은 일감도 모자라는 등 DB 개발만으로는 수익을 거의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시기에 선발 DB업체들은 순수 민간자본을 투자해 DB개념을 정립했고 신기술을 개발하고 DB를 산업전반에 파급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적자를 내다 보니 DB개발 기술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돼 있음에도 불구, 자금력과 수익성 사업만을 앞세운 신규업체와의 경쟁에서 열세에 있으며 자금력과 인력의 심한 이동 현상으로 고전하고 있다.
그러면 선발 DB업체들은 시장경제의 경쟁에서 도태돼야 할 비생산적인 업체들인가. 물론 아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확보한 기반기술과 운영경험 등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질의 DB를 개발하고 운영하며 그 가치를 보답받기 위해 새롭게 도전해야 한다.
그러나 업계의 전반적인 시장여건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 DB산업은 정부 및 공공기관의 입찰용역과 인포숍을 통한 정보이용료가 DB업체들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주요한 수익사업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 및 공공기관의 DB개발용역은 하드웨어 및 DB개발을 턴키방식으로 발주하고 있어 대기업에서 수주해 DB전문업체로 재하청의 형태로 수행되고 있다.
물론 턴키방식이 효율적인 관리 및 책임소재의 일관성 때문이라는 이유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지만 이렇게 해서는 양질의 DB를 개발하기는 힘들다. 효율적인 DB개발을 위해서는 DB개발 전문업체를 꼭 컨소시엄에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
물론 전문업체 자격도 DB협동조합이나 다른 전문기관에서 엄격히 자격을 심사해야 할 것이다.
하드웨어와 DB는 분리해 발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DB는 그저 아무나 개발하고 운영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인포숍을 통한 정보수익료는 시장자율에 의해 형성된 것이므로 초기에는 오락 등 흥미위주의 DB에서 가까운 미래에 양질의 DB로 이용성향이 변할 것으로 기대되며, DB전문업체들은 양질의 DB를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전문성이 아닌 수익성이라는 부분만을 쫓아 경영을 하는 신규 참여업체나 대기업들의 시장잠식이 커지면 커질수록 한국 DB산업은 인터넷을 통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는 선진국들에 의해 잠식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외국의 정보(DB)에 속국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 세계화로 나아가려면 지금부터라도 정보의 파수꾼이라고 할 수 있는 DB전문업체들을 육성 발전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정부는 양질의 DB개발을 위한 지원과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입찰방법에 대해서 재고해야 할 것이며, 업체는 업체 나름대로 공동기술 연구개발 및 공동수익성 사업참여를 통해 전문화된, 양질의 DB개발 및 운영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진영돈 한국데이터베이스산업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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