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산시스템 통합 "핫이슈"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금융산업 빅뱅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금융기관의 전산시스템 통합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전산시스템의 통합문제가 이처럼 관심을 끄는 이유는 앞으로 금융산업 구조개편이 은행끼리는 물론 부실 종금사나 증권사의 흡수 등 이업종 인수, 합병(M&A)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각 금융기관의 이기종, 이시스템간 결합문제가 필연적으로 대두될 것이지만, 각 금융기관들의 전산시스템 규모가 워낙 크고 방대해 통합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의 전산관계자들은 일본 등의 사례를 들어 금융기관들의 전산시스템 통합이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통합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기관간의 M&A가 사실상 처음이며 아직 전산시스템 통합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초기에 상당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처음 금융기관간의 M&A가 시도됐을 때 전산시스템이 완전 통합되기까지 약 4년이 걸렸지만 최근에 발생한 도쿄은행과 미쓰비시은행의 합병에 따른 전산시스템 통합은 1년반 만에 완료되는 등 최근들어 노하우가 쌓이면서 시스템 통합기간이 짧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경우 시중은행간의 M&A에 따른 전산시스템 통합은 메인프레임이 IBM기종 일색이어서 다소 수월할 전망이나, 시중은행과 비IBM시스템을 많이 사용하는 지방은행, 종금사, 증권사간에는 이기종 시스템의 통합을 초래해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은행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금융기관 전산시스템 통합은 그동안 금융기관이 주요사업으로 추진해온 백업시스템 구축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시스템이 통합될 때 여유로 남게 되는 서브시스템이 백업용으로 전환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전산담당자들은 현재 전산시스템 통합에 따른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M&A 대상 기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 담당자는 따라서 일본 등 외국의 금융전산시스템 통합사례를 수집하면서 실제상황에 대비한 준비를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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