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3사가 인력재배치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전자3사는 최근 한계사업 정리를 골자로 하는 사업구조 조정작업과 대외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으로 남아도는 인력을 타 사업 부문이나 그룹계열사로 재배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력이 자신들의 업무와는 동떨어진 부문에 재배치될 것이 불가피한데다 전반적인 조직축소로 이들 잉여인력을 재배치할 만한 여지가 사실상 없을 것으로 예상돼 대대적인 인력감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멀티미디어본부의 경우 VCR, 오디오, 캠코더, 비디오CDP 등 이른바 한계사업과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이들 제품의 생산라인이 포진해 있는 수원사업장에서만 최소 수백명의 인력을 방출하거나 재배치해야 할 형편이다. VCR와 비디오CDP공장의 경우 올들어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플레이어, DVD롬 드라이브 등 신규사업 분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다각적인 시도를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들 신규사업이 기대한 만큼 활성화하지 않아 구조조정에 따른 잉여인력을 흡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오랫동안 적자가 누적돼온 캠코더사업부 역시 경영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올들어 불필요한 인력을 대거 줄이고 새로 시작한 디지털카메라 쪽으로 인력을 옮기는 작업을 시도했으나 국내 디지털카메라시장의 신장세가 더딘데다 해외시장에서 일본산 제품에 밀려 현재로서는 많은 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경영전략차원에서 멀티미디어본부를 비롯, 여타 사업본부에서 남아도는 인력을 그룹 계열사로 방출하는 방안까지 내놓고 있으나 이들 역시 삼성전자의 인력을 흡수하는데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오디오사업 관련 인력의 새한미디어 이관방침에 대해 당사자들이 반발하고 있어 당분간 인력처리문제가 현안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측은 『실제 구조조정 차원에서 3천명 정도가 재배치 대상이지만 전체의 80%가 생산직 사원이기 때문에 반도체나 정보통신 부문 등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부문으로 재배치가 가능하다』며 『따라서 문제는 20%에 해당하는 지원인력으로 지금까지 단계적인 재배치작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승부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인력재배치를 적극 추진키로 하고 영업지원부서 인력을 국내 영업부문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각 제품의 설계 및 기술분야 종사자 등 제품전문가들을 우선적으로 영업에 배치하고 옮기기를 희망하는 인력들에 대해서는 계열사로 이관하는 등 인력자원의 재배치작업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말부터 본사 인원 8백여명 중 1백여명을 영업전선에 투입하고 평택 VCR공장의 중국이전과 구로 오디오공장의 평택이전에 따른 여유인력 3백여명도 재배치할 계획이다. 이밖에 냉장고, 세탁기 등 동남아나 중국으로 생산기지가 빠져나감으로써 발생하고 있는 백색가전 부문의 유휴인력은 에어컨사업부 소속으로 재배치했다.
대우전자는 국내공장을 대부분 해외로 이전한다는 전략 아래 임원들을 해외본사로 대거 파견하는 것과 함께 이미 생산기지를 이전한 TV사업부와 VCR사업부의 잉여인력을 새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및 인터넷 세트톱박스사업에 재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전업체 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사업구조 조정과 해외 생산기지 이전에 따라 갈 곳을 잃은 인력이 대량 속출하고 있지만 이들을 재배치할 후속신규사업은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투자환경마저 열악해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양승욱 ·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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