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위성과외방송, 교단선진화사업 등으로 올들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교육용시장에 참여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올 3월 교육부가 발표한 교단선진화 계획으로 인해 TV, VCR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이 계획에 지원되는 한정된 예산과 업체들간의 과당 입찰경쟁으로 채산성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본격적인 사업착수를 뒤로 미루고 있다.
오는 99년까지 전국의 초, 중, 고등학교 산하의 총 20만 학급을 대상으로 「칠판없는 교실을 만들자」는 슬로건아래 진행되고 있는 교단선진화 계획은 각 학급당 3백여만원의 기자재 구입예산이 지급되어 총 6천억원의 특수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 연말까지가 기한인 1차연도 사업은 현재 50%가량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업체들은 학급당 배정된 3백만원을 기준선으로 프로젝션TV, 29인치급 이상 TV, 펜티업급 PC, VCR 등으로 구성된 교단선진화용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으나 상당수의 교육청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조달청에 단가계약을 위탁(제3자 단가입찰방식)함으로써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특히 교단선진화에 투입되는 제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43인치 프로젝션TV의 경우 소비자 가격이 대당 2백50만원을 넘고 있으나 서울시를 비롯한 주요 교육청이 이 제품의 공급가격의 상한선을 대당 1백80만원대로 책정하고 있는 있는데다 조달청 입찰을 통과하기 위해선 이보다 가격을 더 낮춰 응찰해야할 실정이다.
실제 지난달 17일 조달청과의 1차 가격입찰에서 프로젝션TV와 37.38인치 초대형 PC모니터는 공급업체를 선정하지 못하고 유찰되는 결과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대리점 마진을 생략하고 교육용이라는 특수성을 들어 이미 공급가를 밑바닥으로 낮춘 상황이지만 입찰을 통과하기위해선 밑지는 장사가 불가피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관계자도 『교단선진화용으로 공급되는 프로젝션TV에 한해 현재 이 제품에 부가되고 있는 20%의 특소세를 감면해줄 것을 관계 당국에 요구했으나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밝히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현재의 상태라면 교단선진화 계획에 참여하는 것으로 적자를 보는 것이 뻔하지만 특수 규모가 총 6천억원에 달하는데다 미래의 구매자들이 될 청소년들에 대한 자사제품의 홍보효과를 감안할 때 선뜻 교육용 특수시장을 포기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교육시장 참여를 놓고 가전업계간 눈치작전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형오 기자>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6
은행 성과급 잔치 이유있네...작년 은행 순이익 22.4조 '역대 최대'
-
7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