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IMF 구제 금융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결정했다. IMF의 자금을 받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I am Failed!」 즉, 나는 망했다는 것을 만천하에 자인하는 셈이다.

지난 1944년 이른바 브레턴 우즈 협정에 따라 UN기구의 하나로 설립된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는 협정 가맹국의 출자로 운영되는 국제금융결제기관으로 환(換) 및 단기자금을 주로 융통한다. 본부는 미국 워싱턴에 있으며 우리나라도 1955년에 가입했다.

IMF의 자금을 받으면 경제주권을 일부 상실한다. 긴축재정 저성장률 부실기업정리를 통한 구조조정 및 대량실업 등을 IMF 주도로 반강제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팀이 자발적으로 못한 일을 어쩔 수 없이 타의에 의해 수행하는 것이다.

이제부턴 파산국의 국민답게 살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내핍생활부터 해야 한다. 언제부터 우리가 외제차에다 호화 해외여행이며 고가 골프채에 목맸던가. 작금의 외화부족은 진작 예견된 것이었다. 1만달러 소득에 2만달러를 지출했으니 파산나는 것은 당연하다. 분에 넘치는 호화사치는 범죄행위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민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할 수도 있다. 내 호주머니가 빈 탓이 내 탓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정부의 경제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는 대기업들의 잇따른 부도사태로 인한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뒷북만 쳤다는 지적이다. 5년전 사정의 서슬이 시퍼럴 땐 복지부동으로 일관하더니 대선을 앞두고는 두 손을 놓아 행정공백을 야기한 탓에 이 꼴이 됐으니 억울할 만도 하다.

일부에서는 한국도 끝났다고 한다. 멕시코나 태국, 인도네시아 등 IMF 동기동창을 빗대어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경험이 있는 민족이다. 튼튼한 제조업의 기반이 아직 살아 있는 손재주가 많은 민족이다.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고 한민족이 한 마음으로 나아갈 때 이번 IMF 구제금융은 전화위복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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